제주도 여행 2편 - 금오름, 성이시돌목장, 테쉬폰(Cteshphon), 단산(바굼지 오름)
* 지난 이야기
제주도 여행 2일차
지난 뿌리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밤 늦게까지 즐기고 25일 아침은 그렇게 늦게 일어났다.
거실로 나가보니 아점을 준비하는 사람, 요리하는 걸 지켜보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고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메리 크리스마스~!
양치와 세수를 마치고 나니 같이 밥을 먹자고 한다. 나도 아일랜드 식탁 의자에 앉아 숟가락을 챙긴다.
뿌리 게스트 하우스는 몽땅 셀프다. 보통 '물은 셀프'인데 반해 뿌리 게하에서는 모든 게 셀프다.
밥도 직접 챙겨먹어야 하는데, 누군가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면 함께 준비해서 식사를 하게 된다.
뿌리 게하는 '셀프' 그런 곳이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잠시 나왔다. 일반 가정집 같은 뿌리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보며 주변을 살펴봤다.
시정거리는 좋았지만 상층부 구름이 두터워 하늘이 온통 회색빛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에 렌트하지 못해 어디 맘대로 갈 수도 없었기에 뿌리 게하에 있는 게스트들의 차를 얻어타기로 했다.
쉽게 말해 꼽사리
오늘은 그렇게 쉬엄쉬엄 다녀보기로 했다.
금오름에 도착했다.
금오름은 차량으로 정상의 능선까지 오를 수 있다. 반면 오르는 길은 내려가는 길이기도 해서 내려오는 차량을 만나면 후진으로 길을 비켜줘야하는 문제가 있다.
차를 옆으로 빼줄 수 있는 장소를 두 곳 정도 본 듯 한데, 언제 어디서 내려오는 차를 만날지 모르니 차를 끌고 정상에 오른다면 복불복으로 내려오는 차를 만날 수 있다.
차에서 내렸다. 멋진 풍경과 함께 말똥, 소똥 냄새가 처음에는 지독하게 올라오더니 어느새 내 코는 마비가 되어 향긋한 바람 냄새만 났다.
금오름은 남북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있고, 동서의 낮은 안부로 이어져 있다. 분화구 내의 산정 화구호는 예전엔 풍부한 수량이 있었지만 요즘은 화구의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하지만 충분한 비가 온 후에 가보면 고여있는 물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북쪽의 봉우리에서 제주도를 내려다 보았다.
왼쪽 위에 비양도가 보이고, 여러 오름들이 중간중간 솟아있다.
파란 하늘의 멋진 날씨였다면 정말 멋진 뷰가 펼쳐졌을 것 같다.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점심식사 후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점심은 보말 미역국을 먹었는데, 감탄할 정도가 아니라서 포스팅에서 제외했다.
성이시돌목장에 도착해서 폐가로 보이던 건물. 바로 테쉬폰(Cteshphon)이다.
건물 옆에 테쉬폰에 대한 설명이 있다.
테쉬폰(Cteshphon)
이라크 바그다드 가까운 곳에 Cteshphon이라 불리우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이 건축물의 기원을 찾을 수 있기에 이러한 양식의 건물을 테쉬폰(Cteshphon)이라 합니다.
그곳에는 지금도 약 2000년 전 부터 내려오는 유사한 형태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답니다.
그 오랜 세월 거센 태풍과 지진으로부터 어떻게 온전히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비밀은 곡선형으로 연결된 쇠사슬형태의 구조에 있답니다. 이 곳 이시돌에는 1961년도에 처음 목장에서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되었고, 이후 조금 작은 크기로 제작해 돈사로도 사용을 했으며 1963년에는 사료공장, 1965년에는 협재성당을 건축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지요. 협재성당은 아직 그대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테쉬폰 주택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이시돌에만 있는 귀중한 보물 이랍니다.
국내에 유일하다고 하니 단순히 구경으로 끝.
모델이 있었다면 색다른 사진을 담아왔을 거 같긴 하다.
이 곳은 '새미 은총의 동산'이다.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기에 혼자 여행했다면 절대 방문하지 않았을 곳이다. 반면 기독교나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에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위 사진 제목은 '막걸리 환자를 고치시다'
발목 환자를 고치시다.
그리고 세례를 받는 포즈
성 이시돌목장을 거쳐 다음으로 향한 목적지는 단산, 바굼지 오름이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일컫는 제주 방언인데, 바굼지 오름은 오름의 모습보단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산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바굼지는 바구니의 제주 방언이다. 예전 이 곳 주변이 바닷물에 잠겼을 때 바구니 만큼만 보였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바굼지오름(단산)에 오르는 길은 대정향교 근처에 오르는 길이 있다.
코너에 넓은 장소가 있으니 이 곳에 주차 후 올라가면 된다.
아래 지도에서 오르는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단산 중턱에 올랐을 때의 모습이다.
저 멀리 형제섬과 송악산이 보이고, 사진으로는 잘 표시되지 않았지만 가파도가 보인다.
탁 트인 모습에 시원한 바람까지 부니 속이 다 뻥! 하고 뚤리는 듯 하다.
정상에 올랐다.
정상의 반대편은 낭떠러지인데, 거의 90도에 가까운 낭떠러지다.
위 사진을 담고 싶어 살짝 겁을 상실한 채로 바위에 걸터 앉았다. 물론 뒤에서는 내가 앞으로 고꾸라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었다.
바람만 적게 불편 크게 위험할 것 같지 않은데 바람이 워낙 쎄게 불어서 자칫하면 중심을 잃고 추락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모슬포항 방향의 모습이다.
중간에 모슬봉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낮게 가시악(가시오름)이 보인다.
상층부 구름 때문에 흐릿한 날씨였는데, 작은 틈사이로 햇볕도 들어오고 나름 멋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북쪽의 모습이다.
새별오름, 금오름 등등 여러 오름이 보이고 한라산 중턱도 살짝 눈에 들어온다.
북쪽에서 벽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은 어찌나 쎈지 얼굴에 정면으로 바람을 맞고 있으면 눈물이 찔끔 날 정도다.
단산에서 산방산 쪽을 바라보면 단산의 다른 봉우리가 보인다.
사진 속 단산의 봉우리는 급경사라서 오르는 길이 없는 듯 하고, 그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긴 하다.
대략 아래와 같은 코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단산(바굼지오름) 정상에 쉬엄쉬엄 오르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다른 봉우리에서 본 산방산 방향의 모습이다.
산방산에서 해안으로 뻗은 용머리 해안이 눈에 들어온다. 다음에 제주도에 다시 오면 용머리 해안에 들러봐야겠다.
하산 후 주차된 곳으로 걷다보니 때를 못맞추고 핀 유채꽃이 보인다.
이 모습을 보며 걷고 있자니 올레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인증 사진을 찍어본다.
제주도의 특징인 현무암 까만 돌, 유채꽃 그리고 제주 여행자
하산하고나니 하늘이 열리며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진작에 이럴 것이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새 회색빛 하늘로 뒤덮였다.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 수월봉에 잠시 들렀지만 특별히 사진을 담지 않았다.
뿌리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그 날도 막걸리와 함께 수다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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