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1으로 접사를 찍어보면?
갤럭시나 아이폰으로 접사 촬영을 해보면 피사체와 약 10c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 단, 갤럭시 S20 Ultra, S21 Ultra의 경우에는 줌 기능이 더해져 초접사 같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긴 하지만 해상력이 좋지 않아 광학줌이지만 디지털 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10년 넘도록 앱등이로 살아온 본인에게 아이폰의 접사는 언제나 갈증을 일으켰고, 목마른자가 우물을 파듯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휴대폰 카메라에 추가로 접사 렌즈를 장착하는 방법을 이용해왔었다.
2018/12/13 - [Photography/Macro] - 아이폰6s로 바라본 새하얀 눈꽃송이 (SNAPUM micro 15x Lens)
그런데 아이폰11로 넘어오면서 카툭튀에 렌즈의 구경마저 조금 더 넓어지는 바람에 기존에 사용하던 탈부착 접사렌즈는 비네팅이 생겼다. 그 후로 휴대폰 접사는 한동안 손대지 않다가 고장난 캐녹스 필름 카메라를 얻게 되면서 다시 접사의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한 때 유행했던 고장난 카메라 내에 있는 렌즈를 이용해 접사 촬영하는 방식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보였는데 너무 오래 방치된 탓인지 정상동작을 하지 않았던 삼성 케녹스 FX-4 필름 카메라를 분해했다. 카메라에는 두 개의 렌즈가 있었는데 하나는 너무 작아 비네팅이 발생했고, 위 사진에 표시한 렌즈는 구경도 커서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분해한 렌즈를 아이폰11에 고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에 쓰던 클립을 재활용 했다.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어서 드라이기로 가열 후 렌즈 크기에 맞게 틀을 다시 잡았다. 렌즈와 클립을 순간접착제로 붙이고 혹시나 충격에 떨어질까 싶어 다른 플라스틱을 버팀목으로 붙였다.
이렇게 아이폰11에 렌즈를 장착했다. 아주 견고하게 장착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고정도 되었고, 충분히 재미도 볼 수 있는 장난감이 만들어졌다.
아이폰11의 기본 접사 능력과 어떤 차이를 보여줄까?
아이폰11으로 500원 짜리 동전을 최대한 근접해서 단순 리사이즈한 사진이다. 500원 동전이 이정도 크기로 찍힌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촬영하기엔 크게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에겐 초접사의 갈증이 남아 있다.
접사렌즈를 장착해서 찍은 사진은 풀프레임 기준으로 환산한다면 거의 1:1 비율로 찍히는 수준이다. 주변부 까지 모두 좋은 수준의 해상력은 아니지만 중앙부 해상력이 꽤 양호하다.
종이에 프린트 된 패턴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글씨가 분리되어 보일 정도로 해상력이 좋다. 단점이라면 주변부가 많이 무너지는 점과 이미지가 중앙으로 휘어보이는 왜곡이 있다는 점이다.
종이에 그린 연필 질감도 아주 잘 나타날 정도이다.
올해 눈이 많이 내렸었는데 눈이 다 그치고 나서야 렌즈를 갖추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눈꽃 접사는 아니다. 조금 녹아내린 눈이지만 중앙 상단 부분에 눈 결정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초접사가 되고 해상력이 좋다. 접사가 되는 카메라 라고 하면 단연 해상력이 우수해야 한다. 작은 디테일을 담아내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해상력 확인과 일반 휴대폰 접사의 성능 비교를 위해 아래에 5만원권 지폐의 미세 문자를 찾아 촬영해봤다.
신사임당 옷깃에 있는 한글 자음. 왼편에는 ㄱ~ㅎ,ㄱ~ㅈ 까지 있고 오른편 옷깃에는 ㄱ~ㅎ, ㄱ~ㅂ 까지 있다.
배경 이미지도 자세히 살펴보면 50000 표시가 되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장난 카메라 렌즈를 이용해 초접사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했다. 집안 어느 구석에 십수년이 지난 고장난 카메라가 있을 것이다. 혹은 당근마켓 등에 올라오는 고장난 무료나눔 카메라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고장난 카메라를 그냥 버리기 보다는 내부의 렌즈를 이용해서 휴대폰으로 초접사가 가능한 사진 촬영 장난감을 얻을 수 있으니 관심있다면 한 번 이용해보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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