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여행 - 18부 The Great Ocean Road (The Twelve Apostles) 그레이트 오션로드 12사도
드디어 먼 길을 달려와 호주 최고의 자연 그레이트 오션로드 앞에 도착했다. 70m 까지 솟아 오른? 깎인? 석회암 절벽과 12사도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12사도(The Twelve Apostles)라는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열두 제자를 연상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현재는 12개가 안된다고 하며 한 눈으로 다 보려면 헬기 투어를 이용해서 높은 곳에서 봐야 한다고 한다.
여행 자금이 넉넉하다면 헬기를 타고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상에서 보는 것과 분명 다른 풍경일테니. 다만 헬기를 타면 지상에서 구경하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헬기 투어는 12사도에 도착하기 전에 버스 기사가 투어할 사람을 조사한다. 그 때 신청하면 헬기 투어를 할 수 있다.

구름이 너무 짙게 낀 하늘이었지만 수 천년 동안 남태평양의 거센 파도로 만들어진 바위와 절벽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이 가는 곳 마다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강하게 부는 바람은 거센 파도를 만들어 내고 거센 파도는 절벽에 부딪치면서 흰 물보라를 일으키고 다시 또 바람은 그 물보라를 날려보낸다. 멀리서 보면 마치 안개낀 것 처럼 보이곤 했다.

눈이 가는대로 그저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우선 기념 사진 한 장은 필수 였다.

그리 긴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곳은 모두 돌아다녀 봐야 했다. 기억으로는 관람 시간이 30분 정도 였던 듯 하다. 버스에서 내린 후 바로 이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왕복 도보 시간을 제외하면 20분 남짓 남는다. 그 시간 동안 여기저기 누비며 구경을 해야 하고 넋을 잃고 보다 보면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가버린다.

이동중에도 어김없이 셀카. 지루했다면 지루했을 이동 시간이 길어서 그랬을까. 끊임없이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파도소리와 대자연의 모습앞에 무장해제 하고 환하게 웃게 된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길 바로 옆으로는 낭떠러지가. 그 아래에서는 끝없이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절벽을 타고 올라왔다.

관람객들은 다들 처음 온 것이 아닌 듯, 마치 다 알고 있는 듯 관람길을 따라 계속 이동했다. 나도 자연스럽게 그들을 따라가며 12사도 찾아나섰다.

이동하는 길 끝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얼핏보면 거센 파도에 곧 무너져 내릴 것 만 같은 그런 곳 처럼 보였다. 안전하겠지? 일단 가보자.

그렇게 도착한 곳 건너편엔 12사도의 일부가 있었다.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한 눈에 12사도를 모두 한 눈에 담을 수 없다고 한 거 였다.

일단 셀카 한 번 또 찍어본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볼만도 한데 해외에서는 내 카메라를 선뜻 넘겨주기도 껄끄럽고 잘 찍어줄 거란 보장도 없어서 늘 이런 셀카를 찍게 된다.

우선 눈으로 담은 후 사진에도 담아본다. 비슷비슷한 모습이면서도 보는 방향,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 곳이다.

12사도를 세어보면 몇 개 보이지 않는다. 풍화작용에 못이겨 쓰러진 사도들은 파도속에 보일 듯 말듯 가려져 있었다. 지금도 계속 풍화 작용은 계속되고 있고 절벽도 계속해서 침식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온전한 12사도를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12사도가 있는 자리는 예전의 절벽 위치였겠지? 그러면 절벽이 얼마나 깎여 들어간 거야? 또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사도가 탄생할까? 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내 인생에 여길 또 올 수 있을까 싶어 같은 풍경도 나무를 걸쳐서 바라보기도 12사도만 바라보기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지금도 파도와 바람에 미세하게 절벽이 깎이고 무너져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녹화작업이 있는 듯 했다. 탐방길 울타리 밖에 Revegetation Area 라고 씌여진 표지판을 꼽아두기도 했고 다른 곳에 비해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큰 파도가 어찌나 세게 밀어와 부딪치는지 저 파도에 얼마나 오래 버틸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12사도 밑둥은 벌써 상당히 깎여 있기 때문이다. 비바람이 강한 날에는 이보다 더 심할테니 버텨내고 있는 게 오히려 신기한 생각마저 든다.

어느 새 관람 시간이 다 되어 갔다.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난 미아가 될지도 모른다. 돌아가는 길에도 역시나 사진 촬영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만큼 멋진 풍경을 계속 만나게 된다. 아까전에 봤는데 또 다시 계속해보 보고 싶은 멋진 풍경이다. 중간중간 푸른 하늘도 보이고 햇살도 비치기 시작하니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모습들.




보통 사람들은 12사도가 정말로 열두개 인지 세어본다고 하는데, 정말로 온전히 서 있는 사도는 7개 사도만 찾을 수 있었고 나머진 흔적만 겨우 남아 있거나 찾을 수 없었다.

수천년 동안 쌓여온 퇴적층이 절벽으로 서 있다.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위대한 모습

사람들은 저렇게 울타리 안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 뒤로 비바람으로 침식된 것 같은 모습도 보인다.

돌아가는 길에도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사진 속 모습을 보면 금방이라도 또 다른 사도가 생길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도 끊임없이 대단하다 대단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것 정말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하며 걸었던 것 같다.

조금 전 풍경을 보던 장소는 이미 침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 위치에 새로운 사도가 탄생할 것 같다. 12사도는 무너지기만 하는 게 아닌 새로운 사도가 생겨나고 있었다.

무너진 12사도 뿐만 아니라 절벽 아랫쪽에도 깎여 무너진 흔적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저 멀리까지 펼쳐진 절벽. 본래의 모습은 어땠을까?


사진에서도 많이 보고 책에서도 많이 봤던 곳을 이렇게 와서 보다니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기왕이면 최고의 하늘도 함께 해줬다면 더 멋졌을 거란 상상도 해보게 된다. 투어 버스가 아닌 차량 렌탈로 일찍 와서 노을까지 보고 오면 정말 멋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부서지는 파도에 붉은색이 주를 이루는 하늘과 함께 대단한 장관이 이뤄지지 않을까.

돌아가는 길에도 아쉬운 나머지 해안가를 계속 바라보게 된다.

어느새 하늘이 조금씩 열리고 볕도 많이 쎄졌다. 내 팔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얼굴도 검게 그을려갔다.
12사도 구경은 이렇게 끝이나고, 이제는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해안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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