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행 7부 (오페라 하우스, 로열 보태닉 가든)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에 도착했다.

내 눈 바로 앞에 말로만 듣던 오페라 하우스가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 조감도가 나왔을 때, 과연 이게 완공될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고 하는 그 건축물. 조개 모양 같기도 하고 파도 모양 같기도 한 정말 멋진 건축물이다.
오페라 하우스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오늘 최종 일정은 보내틱 가든에서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를 일몰 배경으로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동해야 했다. 오페라 하우스를 살펴보는 건 내일로 미뤄보려 한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던 Man O'War Steps. 선착장에 요트가 정박하면 배경으로 두고 웨딩 사진을 많이 찍는 곳으로 알고 있다. 해안을 따라 산책하거나 달리기 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일단 둘러보기만 하는 날로 계획을 잡아놓았기 때문에 예정대로 보태닉 가든 동쪽 끝 부분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 전에 하루 종일 걷느라 불쌍한 내 발을 위한 휴식 시간을 갖았다. 호주인만 그런 건지, 관광객이라 그런 건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브리즈번에서도 그랬고 시드니 보태닉 가든에서도 잔디밭에 누워 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잔디 상태가 상당히 좋아서 그런지 맨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호주엔 살인 진드기나 쯔쯔가무시가 없는 건가?

내가 가려던 곳이 확실히 맞는지 가이드 북을 보면서 체크, 또 체크하며 그 와중에 또 셀카를 남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앱으로 위치 확인이나 주변의 볼거리, 먹거리를 쉽게 알아볼 수 있었지만 2008년엔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보고 지도를 보며 다녀야 했던 시절이다.
호주의 태양빛이 강한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셀카에 찍힌 내 팔뚝의 경계를 보면 얼마나 강한지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팔의 경계를 없애보고자 한동안 긴팔만을 고집하며 입고 다녔다.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브리즈번의 보태닉 가든에 비해 잔디 상태가 훨씬 더 좋았고 깔끔해 보였다. 브리즈번의 보태닉 가든엔 죄다 오리똥 천국에 미친 파리들의 천국이었다. 왜 미친 파리라고 했냐면 사람 등이나 백팩에 붙어서 절대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었기 때문에 미친 파리라고 불렀다. 브리즈번에 다녀가본 사람이라면.. 특히 보태닉 가든을 지나가본 사람이라면 무슨 얘긴지 공감할 거다. 하지만 시드니엔 파리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시드니에 살았던 사람 말에 의하면 이 곳도 마찬가지로 파리가 많다고 말하긴 했다.)

자연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 시드니.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호주. 호주에 살면서 주요 도시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 중 호주라는 나라는 정말 자연 친화적이다 라는 점이다. 내가 대도시로만 여행을 했는데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면 분명 오지 여행까지 했더라면 더 큰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보태닉 가든 동쪽 끝으로 걸어가고 있던 중.


보태닉 가든에서 둘 만의 추억을 기록하고 있던 커플이 있었다. 혹시나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진 않을까 해서 계속 그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솔직히 외국인과 소통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을 법도 했을 텐데 말재주가 그리 뛰어난 것도 아니고 지금의 저들의 상황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먼저 다가가지는 않았다. 그저 내 카메라가 그들에게 보이게 들고 다니면서 부탁하길 기다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부탁하지 않았다.

해가 그 새 많이 넘어가고 있었다.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시드니 시티의 스카이 라인이 너무 멋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이 곳에도 일본인 커플이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햇살이 노랗게 부서지고 그 뒤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펼쳐진 풍경이 너무 멋있었다.
보통 남녀가 셀카를 찍을 때, 남자가 카메라 든 손을 쭉 뻗어 사진을 찍곤 한다. 이들의 카메라에 찍힌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뭔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가며 다시 찍기를 반복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내 도움이 필요하냐고. 당연히 필요하다는 대답을 얻었다. 난 사진을 찍어주고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셋팅을 해서 찍어야 한다며 즉석 강좌까지 했다. 물론 이 커플이 영어를 알아들었을지는 의문이지만 꽤 열심히 설명했다. 설명을 마치고 난 후에는 저 멀리 돌 위에 카메라를 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이렇게 한 장 찍게 되었고 사진이라도 보내주려고 말을 걸기도 전에 그들은 바로 떠났다. 언젠가 이 사진을 보고 본인들을 알아볼 날이 있으면 싶다.

Farm Cove 물살에 부딪힌 햇살이 곱게 부서져 내렸다. 고운 햇살이긴 했지만 꽤나 따갑기도 했다. 오존이 뚤린 호주라 그런건가 싶은 생각이었다.
이제 이 곳에서 일몰을 기다리려고 한다. 내가 있는 이 곳은 로열 보태닉 가든의 동쪽 끝.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찍고 싶은 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진 이야기는 다음 8부에서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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