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행 10부 (하이드 공원 Hyde Park, 세인트 마리 성당 St Marys cathedral)
시드니 시티의 동쪽 바로 옆에는 하이드 공원(Hyde Park)이 있다. 본래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한다. 오래전 영국의 식민시대에 이 공원은 스포츠와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었고 크리켓, 경마 등이 이 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공원은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중앙에 곧게 뻗은 길은 대단한 운치를 보여준다. 나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면서 큰 터널을 만든다. 바로 옆 고층 빌딩이 한 눈에 보이면서 묘한 느낌을 만든다.

길이 넓게 트여있고 큰 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진데다가 빛도 측면에서 비치고 있어서 사진 촬영하기에 무척 좋아보인다. 그래서 이 곳에 잠시 있어보면 웨딩 촬영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길을 따라 공원 중앙쪽으로 걸어가면 아치볼드 분수(Archibald Memorial Fountain)가 보인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분수가 예술 작품 처럼 퍼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당시에는 그런 정보가 없어서 겨우 이렇게 측면에서만 바라봤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괜히 사진을 찍고 있던 게 아니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호주와 프랑스의 연합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예술가가 디자인한 유명한 분수였던 거다. 그것도 모르고 성당에 꽂혀서 분수는 극히 일부만 나오게 촬영했다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달의 신인 다이애나(Diana),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판(Pan)은 사진에 없다. 고대 그리스의 왕 테세우스(Theseus)가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를 죽이려는 모습만 겨우 프레임에 들어왔다. 미노타우로스는 인간의 몸을 하고 얼굴과 꼬리는 황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괴물이다.

조금 전 내가 걸어왔던 길. 오래전에 심시티나 레일로드 타이쿤 같은 게임을 했을 때, 게임 속에서 심을 수 있던 나무와 똑같이 생겼다.
벤치에 앉아 주변 사람들 구경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공원 바로 옆엔 세인트 마리 성당(St Marys Cathedral)이 있다. 성당이 꽤 크고 예뻐보였다. 호주 여행중에는 박물관 보다 성당을 많이 찾아 보는 것 같다. 니콜 키드먼과 톰크루즈가 결혼식을 올린 성당으로도 유명하니 가보려 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일부 보수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온전한 성당의 정면 사진을 담을 수 없던 부분이었다.

인증샷
공원에 오기 전 울워스에서 과일, 우유 및 간식거리를 조금 샀던 건 여행 중간중간 에너지 보충에 큰 도움이 되었다.

사암 위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 웅장하고 압도적이다. 파리의 노틀담을 본떠 만든 성당이라고 하는데 파리에 가본적도 없고 노틀담도 본 적이 없어서 반대로 세인트 마리 성당을 보고 노틀담을 떠올려 봤다. 보수 공사중인 게 아쉽지만 성당 내부는 다를 거라 생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 입구에 들어서면 첫 느낌이 멜번의 St Patricks Cathedral과 정말 유사하다는 것이다. 약간의 차이를 찾아보라고 한다면 인공 조명이 조금 더 많이 이용되었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정을 한 번 올려다보고 앞을 내다보니 이제 막 결혼식을 마친 커플이 행진을 하고 있었다. 앞에 길을 터고 있던 사람이 뭐가 못마땅했던 건지 길을 막고 있던 것도 아니고 옆으로 비켜서 있던 나에게 기분 나쁜 어투로 비키라고 했다. 축복 좀 해주려 했는데 기분만 상하게 되었다.
가만 보면 시드니 성당에서는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듯 하다. 주말이면 더더욱 많고 공원 및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선 사진 촬영도 많이 이루어진다.

성당 건축의 필수 예술작품인 스테인드 글라스. 고딕 건축으로 벽이 더 얇아지고 창문 크기가 커지면서 어두운 성당 내부에 형형색색의 빛을 비추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나저나 많이 보아온 곳 같은 느낌. 아무래도 멜번에서 바라본 성당의 이미지 때문인 듯 하다.

실내도 일부 칸막이가 되어 있고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닌데 온전한 상태로 관람했으면 하는 싶은 마음이었다.

성당 중앙 우측엔 아기 예수를 들고 있는 성모마리아 상과 그 주변에 불이 켜진 여러 초가 놓여 있었다. 자신을 희생하여 주변을 밝힌다는 의미와 암흑속에서 진리의 빛을 준다는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어떤 사람이 부탁을 해왔다. 자기가 촛불을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각각 두 명의 사진을 찍어줬다. 위 사진 속 인물은 두 번째 사람에게 포즈를 부탁하고 연출한 사진이다.
여행중에 사진 촬영을 해준다는 건 특별한 느낌이 있다. 요리를 해서 대접했을 때 맛있게 먹어주면 행복해지는 것 처럼 사진도 잘 찍어줬을 때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 꽤나 비슷한 것 같다. 게다가 여행 중에 찍는 사진은 그 기회가 그 때 뿐이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상대방도 나도 좋은 추억으로 다시 열어볼 수 있길 바라면서 사진을 찍는다.

이 곳은 출입금지. 칸막이부터 절대 들어오지 말라는 각종 출입금지 표시가 되어 있다. 관리자인 그들만이 저 곳에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멀리서 지켜볼 뿐이었다. 멜번에 비해 통제가 좀 있던 시드니 성당인 건지, 이 곳만 다른 건지는 모르겠다.
저 뒷편으로 보이는 큰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이 정말 멋져보였는데 가까이에서 담아내지 못한 게 안타깝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 스테인드 글라스는 영국에서 제작되고 1880년대 후반에 호주로 옮겨졌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창문에 묘사된 건 하늘과 땅의 여왕으로 축복받은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을 묘사한 것이라 한다.

거참 희한한 일이다. 날 미행하는 건 아닐텐데 사진 속 할아버지는 마치 따라 다닌 것처럼 내가 가는 곳 마다 함께 있었다. 어찌 여행 이동 경로가 똑같았을까 ㅎ
관광객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호주에도 중국인 방문자가 많은 편이다. 어딜가나 중국인은 많이 튀는 모습을 보인다. 조금은 정숙해야 할 장소에서도 그들은 쉴새 없이 큰 소리로 떠들어 댄다. 앙증맞은 펭귄들을 만날 수 있는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에서는 특히 더 조용해야 하는데 거기서도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들어댄다고 한다.

조명을 아래에서 쏜 탓일까. 몇몇 얼굴 조각상에서는 음산한 기분이 든다.

성당 출입구 쪽 모습

주황 조명이 가득해서 어떻게 보면 온통 황금빛으로 펼쳐져 보이기도 한다. 사진은 멜번에서 찍은 것과 비슷한 구도로만 찍은 것 같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디테일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그런 부분을 좀 더 살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꼈을 것 같은데, 이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비슷하네~ 똑같네~ 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성당을 나오기 전, 벽 한쪽 공간에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던 것. 아마도 귀중한 거니까 사람 손이 닿지 않게 저렇게 고이 모셔둔 거라 생각했다. 아마도 성당과 관련된 사람의 유해가 안치되었다던가 할 것 같다.

철제 울타리 위로 팔을 쭉 뻗어 윗쪽에 보이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함께 찍고 싶었다. 마냥 뭔가 대단한 걸 꺼야. 난 그걸 찍은 거고. 라며 정신 승리를 해본다.
성당 내부에 통제된 곳이 많아 더 볼 거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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