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MDK라면, 24시 무인 키오스크 라면 편의점(내돈내산)
어느 날 둘째 아이가 학원에 다녀오자마자 라면 타령을 부른다. 평소 라면 이야기만 나오면 좋아서 폴짝폴짝 뛰는 아이인데, 그 입에서 라면 편의점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학원에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어떤 라면 편의점이 보이는데 자기는 그 라면 편의점에 꼭 가야겠다며 몇 날 며칠 계속 라면 타령을 외쳤다.
아이 학원 차량 루트를 따라가보니 송도 1공구 힐스테이트 3단지에 24시 무인 MDK 라면 편의점을 찾았다. 조금 쉽게 찾으려면 힐스테이트 3단지 주차장 입구 왼편을 보면 된다.
라면은 집에서 먹어도 되는데 굳이? 뭐라도 하나 더 경험시키자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비가 추적추적 오는 어느 주말, 오늘은 기필코 라면 먹으러 가야겠다는 아이를 달래려 MDK라면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런 비오는 날, 단지 라면 하나 먹자고 꼭 나왔어야 했을까?
4,900원으로 무제한 토핑에 라면을 즐길 수 있다는 입간판과 쿠팡에서 배달된 라면 박스가 입구에 쌓여 있다. 장사가 제법 잘 되는가 보다. 편의점 컵라면은 컵라면 나름의 맛이 있고 끓인 라면은 끓인 라면 대로 맛이 있다. 끓인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제한 토핑이 가능하고 24시간 오픈한 라면 편의점이라면 밤 늦게 까지 주변 학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이 곳은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 아닐까?
라면 종류가 정말 많긴 하다. 먹어보진 못하고 이름만 들어봤던 틈새라면, 남자라면도 보인다. 게다가 저렇게 겹겹이 쌓아올려 놓으니 보는 재미도 있다. 둘째 아이는 이 광경을 보자마자 극도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 했나? 라는 생각이 들 무렵,
키오스크 너머의 모습을 보고 조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넘쳐나는 쓰레기와 인덕션 주변에 라면 가루와 스프, 그리고 국물들이 청소되지 않은 채 있었다. 그리고 라면 국물을 버리는 계수대에선 쉰내가.. 헙!
다른 블로그를 봤을 땐 무척 깔끔했었다. 내가 갔던 날만 이랬을까 싶은데, 어쨋든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무료 토핑의 매력은 분명 있다. 계란이 1개 까지인 건 아쉽지만 그 외 숙주, 만두, 떡, 김치, 단무지 등이 무료로 제공되는 게 매력적이다. 앞서 쓰레기통과 계수대 쪽을 보고 와서 그런지 계란 빼고 다른 토핑은 얹고 싶지 않았던 것이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단무지나 김치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
치즈, 음료수, 물, 햇반은 키오스크를 통해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어쨋든 아이는 라면 편의점에 다녀온 것에 만족을 했다.
위생만 조금 더 신경써 준다면 학원에 다니는 학생, 나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참새방앗간임엔 분명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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