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행 12부(시드니 타워)

드디어 시드니 타워에 올라갔다.

뭔가 대단한 것을 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시드니 도심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바로 오페라 하우스였다. 하지만 왠 걸..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오페라 하우스는 새끼 손톱 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하얀색 지붕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내심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함께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기대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드니 타워를 시계방향으로 돌며 풍경을 바라보았다. 유리창에 반사된 실내 빛이 사진 곳곳에 비친다. 시그마 12-24는 광활함을 얻는 대신 이런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저 멀리 땅 끝 너머 태평양이 보인다. 태평양이라니 ㅎㅎ

 

내일은 본다이 비치에 갈 예정이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 근처에 본다이 비치가 있는 것 같았다. 한 눈에 보이는 곳이라 그런지 걸어서도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조금 더 시계방향으로 걸음을 옮겨 한 장 더 담아본다. 

 

시드니 타워를 중심으로 남쪽 부분이다. 달링 하버가 눈에 보인다. 

 

해가 지는 서쪽 방향에는 달링하버와 피어몬트 브리지가 보인다. 아직은 매직아워가 아니라서 사진이 거무께하다. 그렇지만 빛내림 가득한 하늘이라 분위기가 있다. 

 

시드니 타워를 한 바퀴 다 돌고 나니 높은 건물 하나에 가려진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 일부가 보인다. 시드니 타워를 높이거나 앞에 보이는 저 빌딩을 깎아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기념 사진이 빠질 순 없지. 

참고로 뒤에 보이는 망원경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을 찾을 때 사용해도 될 만큼 꽤나 당겨져 보인다. 

 

이번엔 50mm 단렌즈를 물리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렇게 구름이 두껍게 낀 날에 강한 햇볕이 비치면 이런 빛내림이 나타난다. 오늘 일몰은 나름 기대가 된다. 

 

시드니 타워에 올라오기 전 쉼을 갖은 하이드 공원. 사진 좌측에 시드니 시티를 투어할 수 있는 2층 버스가 있다. 시드니 여행중에 저 버스 투어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나의 여행은 대부분 도보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발, 다리가 고생이 많다. 긴 일정의 시드니 여행이라면 버스 투어를 끼워 넣는 것도 좋을 듯 하다. 

 

Farm Cove와 Woolloomooloo Bay가 보인다. 지난 밤 야경을 보던 Mrs Macquarie's Chair Point. 그리고 저 멀리엔 태평양이.

울루무루 베이엔 군함까지 보이는데 주택가 옆에 정박해있는 모습이 꽤나 생소하다. 

 

시드니엔 정말 수 많은 Bay가 있다. 이런 곳이기에 세계 3대 미항에 꼽히는 걸까? 이탈리아의 나폴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안가봤으니 모르겠고, 이정도의 멋짐이라면 손가락에 꼽는 항구라고 볼 수 있겠다. 

 

빛 내림이 계속 되고 있었다. 

멜번에서는 시간이 아까운 마음에 하나라도 더 보려고 그렇게 이 곳 저 곳을 걸어다니기 바빴는데, 이상하게도 시드니에서는 자꾸 여유를 찾으려는 나를 보게 되었다. 전 날에도 Mrs macquaries Point에서 일몰을 보며 여유를 부리더니 오늘은 시드니 타워에 올라와서 일몰을 보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점점 부드럽게 부서지는 햇살을 맞아가며 또 셀카 한 장. 

일몰도 물론 멋지겠지만 한 낮의 도심 풍경도 괜찮다. 호주라는 곳이 미세먼지가 적고 시야가 탁 트이는 그런 곳이기에 아무때나 이렇게 올라와 내려다보는 맛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