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에 이런 짬뽕집이? 편견을 깬 해신활패짬뽕 내돈내산 리뷰
'회덮밥 3만 5천'의 상처를 씻어낸 한 그릇
약 10년 전 즘이었다. 소래포구 근처에서 지인을 만나 가볍게 점심이나 먹자고 했던 날. "회덮밥 한 그릇이요" 하고 주문하려 했더니 돌아온 말은 "3만 5천원 입니다."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은 줄 알고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지만 대답은 변함없었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에 박힌 단어는 단 하나.
소래포구 = 호구
그 후로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경험담을 종종 보며, 확신은 확고해졌다.
'아, 소래포구는 나랑 안 맞는 동네구나.'
그런데,
그런 곳에 내가 다시 식사하러 발을 들이게 될 줄이야.
회사 협력업체 사람이 "꽤 괜찮은 짬뽕집을 발견했다"며 점심을 제안한 장소가 하필 소래포구였다. 솔직히 반신반의 했다. 그래도 궁금증을 못 이기고 따라 나섰다.
짬뽕에 모든 걸 건 이름, 해신활패짬뽕

가게 이름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다.
해신활패짬뽕.
OO성, OO관, OO루 같은 중국집 전통 네이밍 대신 뭔가 '짬뽕 전문' 포스를 풍기는 이름.
간판은 온통 빨갛다. 혹시 매운 짬뽕인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주차는 지하 주차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점심시간엔 그야말로 중구난방 길가 주차 전쟁터다. 이미 차들로 가득 찬 길목은 이 집이 꽤나 인기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미니 탕수육의 반전: 튀김옷에 속지 마라

자리에 앉자마자 같이 간 지인은 익숙한 듯 미니 탕수육을 먼저 주문했다.
나는 밥을 좋아해서 면 대신 해물짬뽕밥으로 선택.
기본 반찬으로 단무지와 양파가 나오는데 양이 꽤 소박하다.
이 정도로 되겠어? 싶을 무렵, 셀프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 이건 잔반을 최소화 하기 위한 설정이었구나.

먼저 나온 탕수육. (사진은 나중에 찍어서 배경에 짬뽕밥이 함께 있다)
튀김옷이 눈에 띄게 하얀 편이고 바삭. 큰 기대 없이 한입 베어 물었는데, 오~ 이건 좀 다르다.
고기가 두툼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기름도 신선하기 까지 하다. 무엇보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전혀 없다. 튀김옷 안에 꽉 찬 고기가 주는 씹는 맛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 집, 짬뽕 전에 이미 한 수 보여주는 군.'
짬뽕밥 등장: 조미료 OUT, 신선함 IN

드디어 짬뽕밥 등장.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었다.
'진하고 얼큰하겠지' 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짜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다. 시원하고 칼칼하다.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다.
딱, 속이 풀리는 국물맛.
맵기 정도는 신라면 수준. 중요한 건, 화학 조미료 맛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내가 장금이도 아니고 완벽한 구분을 할 순 없지만 느낌이란 게 있다. 여긴 조미료를 넣었어도 조금만 넣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자극 대신 신선함과 시원함으로 승부하는 짬뽕이다.
해산물도 풍성하다.
바지락, 백합, 새우, 쭈꾸미. 하나 같이 탱글탱글하고 식감이 살아 있다.
'이건 그냥 짬뽕이 아니라 바다다.'
국물이 짜지 않으니 밥과도 찰떡이다. 밥알 하나하나가 국물과 어우러지며 그릇의 바닥까지 긁게 되는 마성의 조화가 있다.
보통 중국집 짬뽕 국물은 다 마시면 뭔가 내 건강을 버린 느낌이 드는데, 여긴 반대로 몸이 정화되고 건강을 얻어가는 느낌이랄까?
총평 : 짬뽕 하나로 뒤집은 소래포구의 이미지
소래포구는 한동안 스스로에게 금지어였다. 하지만 이 짬뽕집을 다녀온 후,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소래포구에도 진짜가 있었구나!"
이 집 짬뽕은 기존 중국집 짬뽕의 공식을 깨고, 자극 없이 시원하고 칼칼한 맛으로 차별화를 확실히 뒀다. 누군가는 진하고 자극적인 짬뽕이 좋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최고의 짬뽕집이다.
해산물의 신선함, 깔끔한 국물, 짜지 않는 국물의 밸런스. 그리고 돼지고기 누린내 없는 미니 탕수육까지.
누군가 소래포구 근처에서 밥 먹자고 하면 이제는 망설이지 않고 말할 수 있다.
"해신활패짬뽕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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