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 송도의 차가운 바람 끝에서 만난 무지개 빛 선물
7:40 AM, 갈등의 시간
둘째 아이의 시계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평소 같으면 "조금만 더..."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을 시간. 따뜻한 온기를 뒤로하고 거실에 나가 시계 알람을 껐다. 다시 잠 들까? 고민하던 찰나, 아! 오늘 새해지!
검색을 통해 확인한 해 뜨는 시각은 7시 47분. 우리 집 창문에서 여명이 비치는 곳을 바라봤다. 해가 뜨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2026년의 첫 태양을 놓칠 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옷을 껴입었다. '새해'라는 이름이 주는 묘한 의무감이 게으름을 이겼던 순간이었다.
송도의 칼바람을 뚫고
집 밖을 나서자마자 매립지 특유의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괜히 송베리아 송베리아 하는 게 아니다. 어디서 해를 볼까 고민하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집 근처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처음에는 호수 1교 다리 위에서 자리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막상 서보니 일출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때, 저 멀리 공원 호수 다리 근처에 군집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 저기로 가야겠다!' 싶은 마음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마스크 너머의 습기, 그리고 첫 해

추운 날씨 탓에 마스크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입김이 안경을 자꾸만 뿌옇게 만들었다. 앞이 흐릿해질 때마다 안경 때문에 하늘이 뿌연건지 구름이 끼어서 뿌연 건지.. 밝아오는 하늘을 쳐다보며 해가 뜬 건지 안뜬 건지 헷갈렸다. 오래 전, 출사를 다닐 때 보던 일출 광경이 아니라 여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신기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여느 아침과 같은 햇살일 텐데, '새해 첫날'이라는 명분이 붙으니 그 풍경이 훨씬 더 특별하고 경건하게 다가왔다. 뿌연 안경 너머로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태양을 보며, 속으로 올해의 다짐들을 조용히 읊어 보았다. 가족의 건강, 그리고 내가 바라는 작은 소망들...
모두가 떠난 자리, 홀로 마주한 신비로운 '해무리'
해가 완전히 떠오르자, 추위를 견디던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나는 왠지 조금 더 그 자리에 머물고 싶었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한참 동안 호수를 비추는 일출의 잔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때였다. 태양 주변으로 신비로운 해무리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태양의 위와 왼쪽, 오른쪽으로 은은한 무지개 빛깔이 감돌며 하늘을 수놓았다. 구름 때문에 선명한 일출을 보지 못해 조금 아쉬웠던 마음이 그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기다린 사람에게만 주는 새해의 깜짝 선물 같았달까? 그 경이로운 모습까지 카메라에 소중히 담고 나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2026년의 시작. 비록 날은 춥고 시야는 가끔 흐려졌지만, 마지막에 만난 무지개 빛 해무리처럼 올 한 해도 결국엔 환하게 빛나는 시간들이 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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