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1편 - 제주도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제주도 여행 1일차
2013년 한 해를 마감하면서 나에게 '제주도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라는 작은 선물을 했다.
2013.12.24 17:30
퇴근 음악이 울리자마자 등엔 카메라 가방을, 왼쪽 어깨엔 배낭을, 오른쪽 어깨엔 등산 스틱을, 그리고 작은 캐리어 가방을 짊어지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 철도를 이용하려고 서울역 환승을 했는데, 실수였다.
환승 구간이 너무 길어 5호선을 이용하는 것만 못했기 때문이다.
그 추운 날씨에 땀흘려가며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게 얼마만에 끊어보는 보딩 패스인가.
언제나 그렇지만 비행기를 탄다는 건 사람을 참 설레이게 한다.
21:10
수화물을 챙겨 출발층 2번 게이트로 나갔다.
크리스마스 연휴 때문에 렌트에 차질이 생겨 현재 제주도에서 파견 근무중인 후배에게 게스트 하우스까지 픽업을 부탁했다.
사실 후배도 나와 도착지가 같았다.
뿌리 게스트 하우스 http://cafe.daum.net/puri.go
제주도에 가게되면 호텔이나 펜션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지만 2년 전 부터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제주도에 방문한 게스트들이 모여 이야기 하고 정보를 얻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그리고 연이 되어 오래 알아가게 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제주도에 있다. 동아리 선배가 반년 넘게 투숙중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는데, 그 곳에서 때마침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지인도 만나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기 위해 뿌리 게하(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뿌리 게하에 도착했다.
날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동아리 선배, 정말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에 하고 싶은 건 바로바로 실천에 옮기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멋진 사람이다.
평소 규우로 많이 불렸는데, 뿌리 게하에선 보거스로 불리고 있었다.
그래도 언제나 소년 감성을 잃지 않은 제주소년
아일랜드 식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따뜻한 차 한 잔과 오늘 있을 파티를 위해 팔찌를 하나 채워줬다.
마치 클럽에서의 팔찌 같다.
왼쪽은 뿌리 게하의 주인 스님 이다.
뿌리 게하에선 대부분 닉네임을 부른다. 장기 투숙객이 많아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그 사람을 대표할 수 있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었다.
칵테일 제조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스님께서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보트카 1/5 + 맥주 2/5 + 토마토 주스 2/5 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레드버드
평소 칵테일은 즐겨하지 않는데 이렇게 심플하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을 볼 때면 나도 칵테일 제조법 몇 가지 정도는 알고 있어도 괜찮겠다 싶다.
색도 정말 예쁜 게 예쁜 잔에 담았더라면 완전 멋졌을 거 같다.
크리스마스 파티 시작을 알리는 케익 촛불 점등식
주변에 많은 사람들과 케익에 불켜진 초를 보고 있으니 정말 오랜만에 포근한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껴보게 되었다.
우크렐레 연주를 반주 삼아 '울면 안돼'를 부르기 시작한다.
영상 링크
Vimeo : http://vimeo.com/83436254
YouTube : http://youtu.be/DycfO78HgMQ
그리고 생일을 맞은 분의 생일 축하까지~
그리고 이어진 파티
소리에 반응하는 싸이키 조명에 미러볼까지 갖춘 이 곳은 이제 파티장 처럼 변했다.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바로 술
뿌리에선 막걸리가 1순위 주류, 맥주나 한라산 소주는 2순위다.
막거리 사발이 아닌 빨대까지 꼽아가며 마시는 저런 여유는 뿌리 게하에 오랜 기간동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의상에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한 손엔 막걸리를 들고 리듬에 맡겨 몸을 흔들다가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지어보이는 스님
주황색 옷 입으신 분은 요즘 뿌리의 대세남 삼땡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딱 이런 모습이다. ㅎ
다들 술이 덜 들어간 상태라 어색어색한 분위기가 조금은 맴돌았지만 주인과 장기 투숙객들은 이런 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야~ 라고 보여주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스님~ 여기 막걸리
하며 노가다님이 막걸리를 건네준다. ㅎ
나를 픽업해준 남일이
이름이 남일이는 아닌데, 닉네임을 짧게 부르다보니 언젠가부터 난 남일이라 부르고 있다.
누구의 고양이인지는 까먹었는데 아기 고양이도 음악에 맞춰 쿵짝쿵짝~ 댄스댄스~
아.. 그런데 확대해보니 고양이 표정은 너무 놀라있는 상태
이 날 크리스마스 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빨간색이었고, 선물 교환을 위해 1만원 내외의 선물을 준비했었다.
남일이는 라바 중에 레드를 받았다. 흔들면 라바 웃음소리가 나는 ㅋㅋ
나는 수면 양말 두 켤레와 일반 양말 두 켤레
포스팅을 하는 지금도 신고 있다. 정말 유용하게 사용중인 선물
선글라스를 착용하니 보거스가 아닌 장국영이 되어버린 DJ
이 날 Virtual DJ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려한(?) DJ 스킬을 보여줬다.
스피커 소리 울림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양푼에 스피커를 넣어 놓는 센스까지 ㅋㅋㅋ
그리고 이어진 또 다른 이벤트
뿌리의 스님이 직접 만든 곡물 (흑)맥주 선물 이벤트가 있었다.
어디보자 당첨자는?
1번!
1번 어디 계신가요?
하지만 자리에 없다. 일찍 자러 갔거나 잠시 밖에 나간 상태였을텐데, 자리에 없던 관계로 당첨 취소 ㅎ
그 다음은 25번!
또 없다!
자 이번엔 9번!
어... 어!!! 나... 나다!
그렇게 난 이벤트에 당첨되었고, 흑맥주는 그 자리에서 바로 개봉하였다.
마개까지 직접 제작한 맥주병이 귀엽다.
2년 숙성한 맥주라고 했던가???
오픈하자 뻥~ 소리와 함께 가스가 함께 올라온다.
오~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맥주란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맛은 진한 흑맥주에 씁쓸한 맛이 느껴졌고, 카라멜 향과 맛도 느껴졌다.
와인 시음기를 몇 번 적다보니 맥주까지 향과 맛을 느껴가며 마시고 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미러볼과 함께 이젠 수다 삼매경에 빠져본다.
아일랜드 식 식탁이 아닌 난로 옆에서도 수다~
웹서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ㅋ 열심히 DJ 중인 보거스님
음악에 맞춰 춤도 추는 건 밤 늦도록 계속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벤트 달력 증정
한 해 동안 뿌리에 있었던 모습을 달력으로 제작되었다.
비록 내 모습이 없는 달력이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 나도 저 곳에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뿌리 달력
마지막 선물을 받고 새벽 3시 쯤 난 잠자리에 들었다.
후문에 의하면 그 날 아침 7시까지 파티가 이어졌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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