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꽃 무궁화 - 조금만 둘러 보니 곳곳에 심어져 있더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 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꽃 임에도 불구하고,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이라는 내용이 담길 정도면 곳곳에 피어있어야 하는데, 나는 길을 걷다가 무궁화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이십여년 전, 초등학교 학교 화단에 심어져 있던 걸 본 기억 밖에 없었다.
봄이면 산수유, 벚꽃, 매화. 그리고 튤립을 지나 초여름 장미까지. 다른 꽃들은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는데 무궁화 만큼은 이상하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러고도 진정 무궁화를 우리나라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가 싶어 무궁화 찾기에 나섰다.
무궁화 찾기는 학교 소풍 때 보물 찾기라도 하듯 찾기 어려운 곳에 있을 줄 알았다. 혹은 무궁화 밭에나 가야 볼 수 있겠지 했다.
그러나 집 밖으로 나간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무궁화를 찾게 되었고, 출퇴근 길 가는 곳마다 무궁화가 피어 있는 걸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 주위에 이미 많이 심어져 있고, 많이 피어 있었다.
무궁화는 6월 25일 즘 피기 시작하여 8월 15일 즘 까지(길게는 10월 까지) 약 100여 일 간 꽃을 피운다. 그 기간 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피우는 꽃이 큰 나무에는 약 5천 송이 이상, 작은 나무에는 약 2천 송이 이상이 핀다고 한다. 피고 지는 시기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해서 무궁화에 대한 느낌이 더욱 애국을 생각하게 한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올해 여름 하늘은 종종 하얀 도화지 같았다. 그 위에 그림이라도 그리듯 담아낸 무궁화.
사진속 무궁화는 홍단심계로 통칭되어 사용되다가 자주색을 띠는 종류를 모아 자단심계로 지칭하게 되었다.
어느 농장 앞에 피어 있는 잘 가꾸어진 무궁화.
사진을 찍고 있는 중에 농장 주인이 뭘 그렇게 찍냐며 말을 걸어 왔다. 무궁화가 너무 예쁘게 피어서 찍는다는 말에 농장 주인은 신경써서 키운 무궁화 라고 대답했다.
두꺼운 구름층 때문에 아침 햇살이 비치지 않는 곳이라 인공 조명을 설치해서 촬영했다.
아직 꽃을 감추고 있는 꽃봉오리 부터 피고 진 무궁화 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모습.
꽃이 하나 지면 그 옆에서 또 피어나고, 그 꽃이 질 때면 그 옆에서 또 다시 피어난다. 그래서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
무궁화는 이식력이나 맹아력이 강하고, 어지간한 병충해에도 죽지 않는 강함을 지녔다. 강전정(심한 가지치기)을 해도 가지가 잘 자란다. 다만 관리가 소홀하면 진딧물 같은 벌레가 꼬이기 쉽다. 어릴적 본 무궁화에 대한 기억은 진드기가 많이 달라붙는 모습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관리를 전혀 안했던 것 같다. 약간만 신경을 써도 다른 식물보다 관리가 쉬운 무궁화 인데..
무궁화는 흰색이나 분홍색을 띤 5장의 꽃 잎이 있고, 가운데 붉은 테와 노란 수술이 올라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잎은 비단 한복을 두른 것 같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간밤에 내린 비로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게 참 아름답다.
무궁화 한 그루가 주변의 방해 없이 넓은 곳에서 자란다면 버드나무 처럼 늘어진 가지도 볼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아주 큰 무궁화 나무나 분재로 키운 무궁화를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화려하게 피는 꽃이 아니다보니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 점과 피고 진 꽃이 능소화 처럼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매달릴 수 있을 만큼 매달린 후 떨어지기 때문에 사진으로 담기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바라보고 있으면 은은한 맛이 있는 게 무궁화다.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한 번에 모든 꽃봉오리가 만개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피고 지기를 반복해서 항상 피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주변에 흔하게 피어있지만 피어있는지 몰랐던 무궁화. 조금만 관심을 두면 봄의 벚꽃 만큼이나 여름철에 자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꽃이다.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이제서야 무궁화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더 관심을 갖게 된 부분은 우리나라 꽃에 대한 관심이 이정도 밖에 안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비록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내 블로그에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가 많이 피어 있길 바라본다.
우리 나라에는 배달계, 백단심계, 적단심계, 청단심계, 자단심계, 아사달계 총 6가지 종류의 무궁화가 있다고 한다. 준비가 되면 다음 포스팅은 무궁화 종류나 무궁화 재배법에 대해서 작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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