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처음 카메라는 내 돈 주고 산 이후, 지금까지 난 사진이라는 취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촬영을 하는 직업이 아님에도 지금의 난 출퇴근시에도 카메라를 메고 다닌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어떤 풍경이나 장면을 마주했을 때 좋은 화질로 남겨놓기 위해서 말이다. 요즘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휴대폰으로도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난 아직 셔터를 눌렀을 때 샤각 하고 지나가는 셔터 소리가 마음에 들고 사진찍는 과정이 좋아서 카메라를 갖고 다닌다.
요즘 겨울로 가기 위한 장마가 한창이다. 바다를 메워 세운 곳이기 때문에 유독 바람도 강하다. 그렇게 구름끼고 비바람이 며칠 째 몰아치던 날 사무실 책상에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벌떡 일어나 창문 밖을 내다보곤 카메라를 둘러메고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잠시 열린 하늘에서 내린 빛은 내가 도착하기 직전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비록 창문을 통해 바라본 극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사진으로 담아내었고 옥상으로 뛰어 올라간 내 모습에서 사진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한 때 매너리즘에 빠져 사진을 놓을 뻔 했던 적도 있었지만 사소한 것도 새롭게 보려했던 노력과 사진의 기초 공부를 하면서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왔다. 매일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가는 내 모습에서 사진에 대한 열정을, 잠시 비친 햇살의 극적인 모습을 담고자 옥상으로 뛰어 올라간 내 모습에서 아직 사진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음을 느끼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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