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여행 - 16부 그레이트 오션로드 The Great Ocean Road
멜번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되는 날이다. 다음 날 새벽에는 시드니로 떠나야 하니까..
설렘 가득한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꿈꿔서 그런지 6시에 잠에서 깼다. am 7:40까지 지정 픽업 장소로 이동하면 되니 여유가 가득했다. 그런데 너무 여유를 부린 탓일까? 샤워도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하고, 식당에서 아침 샌드위치를 3개나 만들어 먹고, 뭔가 아쉬워서 시리얼에 우유 한 그릇 더 말아 먹다보니 어느덧 7시 25분.
뜨 하~! 서둘러야 했다.
숙소에서 빠른 걸음으로 도보하기 시작했다. 괜히 뛰거나 하면 뱃속에서 출렁출렁 소리가 나면서 급체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횡단보도 신호등 모두 무시해가며 속보로 이동. 흐린 날씨에 산뜻한 기분이 들지 않은 날이었지만 우선 차에 타야 한다는 생각만을 갖고 빠르게 걸어갔다.
저 멀리 내가 타고 갈 Gray Line Bus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이 버스를 본 순간, 참 이쁘게 생겼다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더 높은 곳에서 구경하라는 배려인지 좌석의 높이가 보통 버스에 비해 높다. 이때만 하더라도 서울 생활을 해본 적 없는 시골 아이라서 2층 버스라는 걸 듣기만 했지 본 적은 없었다. 검게 틴팅된 유리까지 더해져서 뭔가 더 고급스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3분 쯤 여유를 두고 도착. 길게 늘어선 줄 맨 뒤로 갔다.

전 날 iae 유학원에서 끊은 그레이트 오션로드 티켓 영수증이다. 이 시기 즘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관광에 대한 여행사(?)마다 가격 경쟁이 붙어서 가격이 상당히 내려간 상태였다. 거의 절반 가격에 구입했다.
점심이 포함된(with Lunch) 투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8 정도를 더 주고 예약했던 것 같다. 정보가 없는 상태에선 기본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점심이 어땠는지는 17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리 얘기한다면 생각보단 괜찮았다.
이 Gray Line 투어에는 두 가지가 있다. 7시 출발과 11시 출발.
차이점이라면 11시 출발은 일몰을 보고 오는 코스이고 식사가 없으니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여행 당시 날씨가 썩 좋지 않아 일몰 투어는 별로일 거란 생각에 7시 출발 버스를 선택한 것이다. (정확한 출발 시간은 7시 40분)
그렇게 버스에 올라타고 버스의 왼쪽 창가에 앉았다. 이동 경로를 보면 왼편에 앉아야 바다를 계속해서 보며 이동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갔을까?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도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이 비치는 바다색은 청록색빛이 나고 구름이 낀 곳은 하얗거나 검게 보이는 바다였다. 하루에 4계절이 있다는 멜번 날씨.. 언제 구름이 걷힐지,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그렇게 이동했다.

처음으로 버스가 멈춰섰다. 간단한 쿠키와 차가 제공되었지만 난 아침에 그리 많이 먹고 왔는 걸..
쿠기 하나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바다로 향했다. 구름 가득한 하늘에 아쉬움을 남기며 그래도 추억이라며 한 장 남겨 본다.
멜번 자유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0순위 원데이 프로그램 중 하나가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돌아보고 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날씨라는 변수가 있어서 이런 날에 오는 사람들은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는데만 꼬박 3시간이나 걸리고 왕복이면 반나절을 차안에서 보내게 되는 그런 먼 곳인데, 짧은 여행중에 날씨가 이렇다는 건 여행 내내 안타까움을 만들게 된다.

아직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시작점에도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실망하지 말자 실망하지 말자를 되뇌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긍정의 마음을 갖으며 비슷하지만 다른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고, DSLR을 들고 있어서 그런지 이따금 나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화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같은 배경을 넓게 찍었느냐 좁게 찍었으냐의 차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라는 말 처럼 자세히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바닷바람을 계속 맞고 있었더니 추워졌다. 호주는 어느 바닷가를 가더라도 강력한 바람이 끊이질 않는 듯 하다. 브리즈번에서 숀클리프로 낚시를 하러 갔을 때도 바람이 끊이질 않더니 이 곳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뭔가를 계속해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여기저기를 보던 중 여행객들이 캠코더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가 있길래?

빛내림, 그리고 틈새로 보이는 푸른 하늘.
대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투어가 12사도 및 런던 브릿지를 보기 위함이라지만 이런 장면 하나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가 아닐까 싶다.

버스에 올라타라는 버스기사의 안내가 있었다. 이제 사진 속 저 길을 따라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하게 된다. 근데 바람이 어찌나 쎈지 나무들이 조금만 크게 자란다 싶으면 바람 방향에 맞춰 한쪽으로 누워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사진 속 이 길은 마치 제주도 중간산 지역을 지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창문 밖을 내다보며, 쉴 새 없이 계속 안내방송을 해주는 버스기사 말을 들어 보았다. 반은 들리고 반은 튕겨 나가는 현지인의 언어. 그래도 뭐 여행도 하고, 버스기사가 말해주는 영어 듣기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인 여행을 이어갔다.

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딱 5분만 시간을 준다고 했다. 뭐길래 그러지? 하고 밖에 나갔더니 이 곳이 바로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정식 시작을 알리는 관문이었던 것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여행객들의 사진 포인트 중 하나이다.

Arch는 제 1차 세계 대전 중 도로 조성위해 일한 3,000명의 귀환 군인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1919년 부터 1932년까지 13년 동안 243km의 도로를 완성했다고 한다.

뭐 그리 대단 한 것은 없지만 진짜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시작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다시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사진 속 조형물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에서 일하는 두 명의 귀환 군인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멋진 광경을 곧 만나게 될 거란 생각에 절로 싱글벙글 해진 내 모습.
내 여행 사진의 대부분은 이런 셀카 뿐. 그래도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시작되는 인기 있는 사진 포인트에서 셀카 한 장 남기고 진짜 투어를 이제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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