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행 14부 (본다이 비치 Bondi Beach)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한 10시 반 쯤?
그리고 전 날 밤에 비오는 소리를 잠결에 들었기 때문에 일정에 있던 본다이비치에는 다 갔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더욱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더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이불 속에서 꼼지락 거리다가 멀리 여행까지 왔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밖으로 나왔다.

본다이 비치에 가기 위해서는 Eastern Suburbs & Illawarra Line을 타야한다. 처음에는 타임 테이블을 잘못봐서 본다이행 트레인이 몇 대 없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늦은 저녁까지 트레인이 있으니 늦게까지 있어도 상관없겠다 싶었다. 표는 데이트리퍼(Day Tripper)를 사면 된다. 그러면 트레인, 버스, 페리 모두 이용 가능하다.
https://www.transport.nsw.gov.au/

24번 플랫폼.
길을 찾는 방법은 우리나라 지하철을 타는 것과 비슷하다.

본다이 비치에 가기 위해서는 트레인 외에도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어디서 환승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승객 대부분이 본다이 비치에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면 따라 내려도 될 정도다. 하지만 확인은 필수로 해야겠지? 트레인에서 내리고 나면 안내표지판대로 길을 가다보면 에스컬레이터도 지나게 되고 버스 승강장을 만나게 된다. 이정표를 보고 타면 되고 걱정이 앞서면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면 된다. 역시나 버스 기사는 한 없이 느긋하고 친절하다.
혹시나 영어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다이 비치?"
라고 말해도 "Yes" 라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

버스에서 내리면 비치가 보이는데 비치에 가기 전에 이런 잔디밭을 볼 수 있다. 멜번에서도 그랬지만 호주라는 이 나라엔 비치 앞에 잔디밭이 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솔밭 정도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도 바다를 보며 일광욕하는 사람들, 피크닉 온 사람들, 비둘기에게 빵을 던져주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사진 여행이 목적인 나에게 하늘의 구름과 한 두 방울 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꽤나 얄밉다.

비치에는 대부분 비키니를 입고 오일을 바르며 태닝을 즐기고 있었고, 좋은 파도 덕에 많은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있었다. 나도 짐이 좀 없었으면 바닷물에 몸을 풍덩 던지고 싶었지만 혼자 떠난 여행이라 비싼 카메라를 모래밭에 두고 뛰어들 수는 없었다.

해변을 걷다보니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언뜻보면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호주도 바다나 강가에 집을 짓고 사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요트를 댈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을 꿈으로 삼는다고 한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도 그렇고 요트가 유독 많이 보이긴 했다. 비치엔 운동하는 사람들, 서핑하는 사람들, 태닝하는 사람들로 인해 휴양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패리스 힐튼도 여기에 자주 온다던데,, 보이진 않았다.


신발을 벗고 고운 모래도 밟아보고 바닷물에 발도 살짝 담가본 후, 본다이 비치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고 싶어 이동하던 중에 셀카를 남겼다. 호주에서의 컷트는 비싸긴 엄청 비싸고, 머리 스타일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왔던 터라 장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오르다 보면 연중 상시 운영되는 본다이 아이스버그스 수영장(Bondi Icebergs Pool)을 만날 수 있다. 바닷가에 수영장?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수영장은 아주 이색적인 분위기로 느껴진다. 잔잔한 물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사람, 그 옆으로 파도가 부서지고,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좋다! 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각도를 조금 바꿔서 다시 촬영. 수영하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나이든 사람이나 어린 아이들 위주로 수영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서퍼들이 즐길 정도의 파도가 치는 곳에서 노약자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평양에서 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

조금 전 올라온 길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잔디밭이, 우측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정말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여기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계속 계속 들었다.


잔디밭에서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자기 키만큼 점프해서 캐치볼 놀이를 하던 까만 반려견. 주인이 테니스 채를 이용해 멀리 친 공을 잘도 받아서 물어온다. 성공할 때 마다 주변 사람들도 박수를 친다. 나도 함께 박수 치며 반려견을 응원했고 이 과정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더 나아가서 그들의 문화를 조금씩 배우고 있었다.
오일이나 선크림 없이 땡볕에서 계속 걷다가 시티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음에 누군가 같이 오게 되는 날이 온다면 모래 찜질도 하고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상상을 해보게 된다. 모래가 어찌나 곱던지,, 먼지날 정도로 매우 고았다.

돌아가는 길엔 내렸던 곳에서 버스를 타지 않는다. 사진 속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서 있는 비치 앞 도로 저 곳에서 버스를 탄다. 시티로 돌아오는 방법은 가는 방법의 반대로 하면 된다.
여행을 하면서 처음에는 이것저것 구경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촬영도 조금은 줄고, 구경은 하되 여유를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아무 걱정없듯 여유를 느끼며 즐기는 내 모습을 말이다. 아마도 느긋한 호주의 문화에 조금씩 길들여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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