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행 16부 (서큘러 키, 오페라 하우스, 하버 브리지 야경)
사흘 중 하루는 그래도 아주 환상적인 노을이 펼쳐지겠지.. 라는 생각을 시드니에 오기 전 부터 계속 생각해 왔다. 그런데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저녁에 이르렀는데도 내 눈앞에 보이는 건 짙은 구름에 그저 꾸물꾸물 넘어가는 해만 있었을 뿐이었다.

잔디밭에 앉아 또 다시 신발과 양말을 벗고 휴식을 취했다. 이번에는 공원 출입문이 닫힐 때 까지 있지 않고 그 전에 나가겠다며 출입문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문을 잠그려는 낌새가 보이면 바로 오페라 하우스 쪽으로 나갈 셈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하늘은 더 어두워지고 곧 비라도 내릴 것 같았다. 그래도 마지막 날인데, 사흘 동안 돌아다니며 봐둔 야경 포인트를 다녀봐야지 않겠냐며 이 곳 저 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보태닉 가든에서 바라본 오페라 하우스 야경의 모습이다. 지붕색이 약간 노랗게 빛나는데 조명 때문이다. 이에 반해 반대편은 노란빛이 빠진 밝은 흰 빛이 난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 타페이안 길(Tarpeian Way)로 가는 오르막 계단이 있다. Bennelong Lawn 식물원 올라가는 계단쪽에서 바라보는 뷰다. 로드뷰로 보면 식물원에서 바라보는 뷰도 매우 멋지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오르막 계단이 너무 어두컴컴했고 인적도 드물어서 무섭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보태닉 가든에서 쉬지 말고 식물원에서 쉬다가 내려오면서 찍을 걸 그랬나 싶다. 어쨋든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함께 보이는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다.

이번엔 계단에서 내려와 오페라 하우스 앞의 바닥에 내려왔다. 어두 컴컴한 곳이긴 하지만 주변이 사람들도 많아 치안 걱정이 덜 했다. 그래도 어두운 곳이니 사주경계는 필수로 하고 누군가 위협을 가하면 삼각대를 무기 삼아 휘둘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촬영했다.

이젠 밝고 안전한 곳으로 왔다. 노란 조명이 비치는 파이론과 아치형 교각은 흰 조명인 듯 하면서 녹색빛이 돈다.

이번엔 시드니 시티와 서큘러 키 모습이다. 낮게 깔린 구름이 도심의 불빛 때문에 밝게 보인다. 그리고 저 멀리 구름 사이로 아직 채 어두어지지 않은 하늘 일부가 파랗게 조금 보인다. 내가 기대했던 하늘이 저 구름 뒤의 하늘이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던 중, 갑자기 꽤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사진에 빛이 번져보이는 건 렌즈에 빗물이 묻어서다. 호주에서는 맑다가도 비가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백팩 속에 항상 우산을 갖고 다닌다. 우산을 펼치고 촬영을 계속 해본다.

비가오는 야경은 상당히 진득한 색을 보여준다. 바닥에 반사되는 빛 까지 더해져 더 화려해보이기도 한데, 그만큼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어져서 조금은 심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bar에서는 아직도 술을 마시며 이야기가 한창이다. 이 날이 일요일 저녁이었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시드니 현지인들이 아니고 전부 관광객들이었을까? 호주 사람들은 주말 저녁은 가족과 함께 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약간 다른 각도의 사진인데 이 사진은 정말 찍기 힘들었다. 난간에 손각대를 만들어 찍은 사진인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옆에 있던 중국인 아줌마가 난간을 흔들고, 다시 찍으려고 하면 난간에 기대면서 흔들기를 계속. 그렇게 몇 번을 흔들린 컷을 찍고나서야 그들이 떠난 후에 찍은 사진이다. 중국인들 시끄러운 것도 그렇고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게 그들의 문화인가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번엔 아래로 내려왔다. 바로 왼편으로는 바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길은 Opera bar로 들어가는 길이다. 상당히 운치 있는 곳이라 사람들로 항상 붐피는 곳이다. 하지만 비가 와서 그럴까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평소에 비해 적고 비어있는 테이블들이 많았다.

그렇게 오페라 하우스 주변을 찍다가 Wharf를 지나고 Campbells Cove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블로그 시드니 여행 3부에서 봤던 그 곳이다. 이 곳 또한 멋진 야경일 것 같아서 와본 건데 역시나 멋이 있다. 아래 레스토랑을 제외한 2층 부터는 숙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 곳 또한 레스토랑으로 보인다. 이 레스토랑이 꽤 좋아보였던 이유는 바로 아래에 있다.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멋지게 보이는 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파크 하얏트 시드니 호텔과 하버브리지가 함께 보인다. 4층 짜리 앉은 건물의 호텔이긴 하지만 5성급 호텔이고 창문을 통해 오페라 하우스의 뷰를 가진 저 호텔이 정말 좋아보였다. 그 뒤로 하버브리지와 함께 오렌지 조명의 파이론이 꽤나 웅장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시 시드니에 온다면 저 Hyatt호텔에 머물고 싶다. 물론 1박에 100만원이 넘는 비싼 호텔이라는 게 함정이다. 아침에 창문으로 보이는 일출이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비치는 상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오페라 하우스.
이 곳에 내가 다시 올 수 있을까? 라며 한참을 그런 생각으로 바라본 장면이다. 하얗게 빛나는 오페라 하우스 지붕.
...
그렇게 난 한참동안 이 곳에 앉아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보다가 백팩커로 돌아갔고, 눈앞에 선명했던 그 풍경을 떠올리다 잠이 들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17부.
시드니 여행의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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