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셋, 다자녀 가족의 오사카 여행 이야기(츠루규, 도톤보리, 글리코상)
구글에 표시한 음식점 중 숙소에서 가까우면서 아이들도 좋아해야 하고 든든한 음식이어야 했기 때문에 야키니쿠 음식점인 츠루규를 목적지로 정했다. 추가로 이 곳에서 먹어 보고 싶었던 부위가 있다. 바로 등심과 우설이다. 등심은 한우와 비교를 위해 먹고 싶었고, 우설은 아직까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 경험을 찾고자 먹어보고 싶었다.
누군지 모를 유명인들이 써놓은 방문 사인을 보니 우선 선택에 있어 실패는 없을 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2019년에 인기 점포 였다는 것과 2023년에도 뽑힌 것을 보고 더욱 안심이 되었다.
5명 자리를 이야기 하니 첨에는 예약 때문에 자리가 없다고 했다. 잠시 후, 5명 자리가 아닌 4명 자리도 괜찮겠냐고 하길래 애들 3명이니까 괜찮다고 했다. 물론 다음 예약한 손님을 위해 한 시간 반 안에 식사를 마칠 수 있으면 들어와도 된다고 한다. 그렇게 츠루규에 입성했는데 나중에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보니 대기줄이 줄줄이 비엔나 소세지 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하마터면 고생길이 열릴 뻔 했다.
첫 주문은 모둠을 시켰다. 모둠을 먹어보고 그 중 가장 맛있던 고기를 추가로 주문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모둠에서 1등을 차지한 부위 등심. 우리나라에서 발골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가 등심의 컷팅이 내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달라보인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아주 맛있었는지 굽는 족족 아이들 입속에 계속 들어갔다.
그리고 일본 여행이라면 꼭 해야하는 나마비루. 아이들은 콜라를 주문하고 어른들에게는 나마비루 쿠다사이!
우설을 주문하니 이렇게 양념된 상태로 나왔다. 타지 않게 잘 구운 후 일단 아이들 입속에 넣어준다.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며 이 고기는 어떤 부위냐고 묻길래 씹던 고기를 다 삼켰는지 아이들의 입 움직임을 확인했다. 응~ 소 혓바닥. 응? 어? 어!
서로 소 혓바닥을 먹었다며 난리난리를 피운다. 또 먹을래? 라고 묻는 질문에 더 달라는 대답은 맛이 정말 있었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렇게 우설과 등심을 더 주문 했고 고기로만 배를 채울 순 없어 밥을 세 개 주문했는데 1그릇 밥의 양이 2인분 이상은 되는 듯 보였다. 다 먹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은 결국 괜히 한 셈이었다.
도톤보리 주변 야키니쿠 음식점이 많이 있을테지만 나름 저렴한 비용으로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츠루규를 다녀오는 걸 추천해본다.
식사를 마치고 도톤보리의 상징 글리코상을 보러 가는 길이다. 지나가는 검정색 택시가 어찌나 반짝이는지 주변 간판 불빛에 검정색 차가 제일 반짝였다. 처음 일본 거리를 걸어가며 본 느낌과 같이 일본 택시는 올드카 느낌의 감성이 있다.
택시 보조석에 빌 공(空) 글자가 보인다. 빈 택시라는 얘기겠지. 일본 역시 한자권 문화이기 때문에 비슷한 발음도 많고 한자만 봐도 그 의미가 유추 가능하다.
도톤보리 강을 따라 글리코상을 보러 간다. 앞서 뛰어가는 막내가 조금 멀어지면 뭔가 불안해서 자꾸 부르게 된다.
오사카에 오면 탈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던 리버크루즈다. 그냥 타면 되는 거지 왜 고민을 했느냐. 리버크루즈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오전에 일찍 예약을 해야 하고 금방 마감이 된다고 해서 탑승을 못했다. 둘째날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고, 셋째날은 다른 일정으로 인해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3박 4일 일정에 탑승하지 못한 채 마무리 되었다.
탑승해서 즐기는 재미도 물론 있었겠지만 길을 걸어가며 서로 손을 흔들던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도톤보리에 다녀간 사람이라면 글리코상과 함께 찍은 사진을 누구나 한 장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비슷비슷한 사진 중에 남들과는 뭔가 다른 사진 한 장을 남겨보자고 숨은 포토스팟을 찾아 사진을 담았다. 말이 숨겨져 있지 막상 가보니 줄서서 찍는 포토스팟이었다. 글리코상 맞은편 나오하마 매장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곳이다.
꼭 숨은 포토스팟이 아니더라도 강 옆을 따라 글리코상이 보이는 주변에는 온통 글리코상과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위 사진에도 옆 사람의 손이 프레임 속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글리코 라는 회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도톤보리의 글리코상은 영원할 것 같다.
글리코상은 도톤보리의 명물이고 상징이기도 하니까 이 곳 사진을 한 장이라도 남기지 않는다면 오사카에 다녀오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가족여행인데 가족사진은 국룰이지
글리코상 옆에 있는 다리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바글거린다. 그 와중에 글리코상과 사진을 남기겠다며 순서를 기다리고 사람들이 주변에 없을 때를 기다리며 사진을 또 남긴다.
이 곳에서의 사진은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르는 곳이다. 유튜브에서 도톤보리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영상 속 CCTV가 이 곳을 비추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FLrswaUMqs)
이렇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은 후에 실시간 영상에서 찾아 캡쳐를 하려고 했는데, 이 망할 도시락 wifi가 사람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유튜브 재생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이 포즈의 영상을 찾아볼 수는 없게 되었다. 그래도 잊지 않고 마지막 날 이 곳을 다시 지나면서 실시간 영상을 남기긴 했다.
도톤보리의 유명인사 도톤보리 스파이더맨이다. 코스튬을 정말 잘 해놓기도 하고 포즈도 스파이더맨 포즈를 워낙 잘 따라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스파이더맨과 사진을 찍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은 같이 사진을 찍기 싫어했다.
일본의 면세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다. 물론 면세를 위해서는 귀국할 때 까지 포장을 뜯지 않아야 한다. 면세가 아니더라도 편의점 보다는 저렴하기도 하면서 일본의 유명 간식, 물품 등을 모두 구경하며 쇼핑할 수 있기 때문에 돈키호테 주변을 지날 때면 항상 들르게 되는 곳이다. 층마다 다양한 물품이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쇼핑에 빠지게 된다. 3층에는 성인용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구입할 목적이 없더라도 가서 구경해보는 걸 추천해본다. 이런 신세계가 다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첫 날은 이렇게 돈키호테에서 구입한 것들을 하나하나 맛보다가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 날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리오 월드 입장권이 없어서 정리권 획득을 위해 일찍 집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