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막포(5D Mark4)에서 R6로 기변 후 2주 사용 후기
9월 19일 R6를 수령한 후, 코로나로 인한 이동 및 장소 제한 때문에 많은 촬영을 할 순 없었지만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봤다. R6의 장단점에 대해 글을 쓰려하는데 특히 5D Mark4(이하 오막포)를 사용하고 있던 터라 비교 대상은 오막포가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은 오막포에서 R6로 기변하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럼에서 많은 이슈가 된 플라스틱 바디 재질감
포럼에서 플라스틱 바디에 대한 질감이 너무 별로였다는 글을 종종 목격했던 터라 처음 R6를 집어 들었을 때 바디 질감을 먼저 확인하고 싶었다. 마그네슘 바디의 오막포를 사용하다가 플라스틱 바디 R6를 잡아본 것이니 마그네슘과 플라스틱의 느낌은 충분히 비교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R6를 처음 잡았을 때 의외로 플라스틱의 느낌은 딱히 없었다. 오히려 고무 그립의 재질이 너무 달라 그 느낌이 확연하게 차이가 느껴졌다. R6의 고무가 새 것의 고무를 만졌을 때 미끌림 방지가 있는 듯한 촉촉한 느낌의 그립이었다. 오막포와 R6를 번갈아가며 잡아보면 그 느낌이 더 극명했다. 처음엔 새로운 그립감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용하다보니 미끌림이 덜한 R6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에는 그립감에 대한 생각을 따로 해본 적이 없다.
그립감 얘기에 덧붙여 일반 성인의 손에 새끼 손가락도 감아지는 크기라서 별도의 익스텐션 그립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본인의 손이 큰 편이라면 새끼 손가락이 그립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메모리카드 커버 개폐 느낌
R6의 메모리카드 커버 개폐 느낌은 6D의 느낌이 다분하다. 오막포의 메모리 커버를 열 땐 뭔가 쫀쫀한 맛이 있는데 R6는 가벼운 플라스틱 느낌이 많다. 그 느낌이 고급스러움은 찾아볼 수가 없고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 싸구려 느낌 마저 든다.
퀵 컨트롤 다이얼 크기에서 오는 조작감
오막포에서 R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이 퀵 컨트롤 다이얼인데 캐논이 왠일로 이번에 달아준 그것. 다만 오막포에서 R6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다이얼의 크기에서 오는 조작감이 달라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든다. 다이얼의 크기가 오막포에 비해 작아져서 휠을 돌릴 때 느낌이 사뭇 어색하다. 휠이 있긴 있지만 진짜가 아닌 느낌? 그리고 휠을 돌릴 때 오막포의 쫀쫀한 맛이 없다. 휠의 크기와 두께에서 오는 맛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개인적으론 오막포의 휠 조작감이 더 나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계속 R6를 사용하다보니 이 부분도 따로 생각이 들지 않게 적응되었다.
멀티 컨트롤러 위치
R의 멀티 터치바의 불편함 때문인지 멀티 컨트롤러가 달려있다. 다만 그 위치가 오막포와 꽤 차이가 있어서 아직도 가끔 엄지 손가락이 허공을 헤맬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막포의 멀티 컨트롤러 위치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립한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을 살짝 옆으로 옮기면 바로 닿는 곳. 아무래도 바디가 크기 때문에 배치에 있어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R6도 곧 적응되겠지 싶은데, 몇 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어색할 때가 종종 있다.
상단 액정 유무
R5, R6의 차이 중 하나이기도 한 상단 액정이냐 다이얼이냐의 차이. R에도 있는 액정이 R6에 없다며 불편하다는 글을 종종 본 적 있다. 오막포에서 R6로 넘어 왔을 때는 상단 액정이 없는 불편함은 없었다. R6는 LCD 화면을 보고 촬영하는 탓에 각종 정보가 이미 촬영 화면에 고스란히 보이게 된다. 굳이 상단의 액정에 시선을 한 번 옮기고 다시 돌아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찾을 수 없었다. 습관에서 오는 불편함이지 않을까 싶다. 뷰파인더 촬영을 하는 사람에겐 눈을 가져다 대기 전에 설정을 바꾸고 싶어할 텐데, 버튼이나 다이얼의 커스터마이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부팅 속도
오막포의 부팅 속도도 느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R6는 오막포와 차이가 날 정도의 빠른 부팅 속도를 보여 준다. 전원을 켜면 켜자마자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절전모드에서 반셔터로 켤 때도 마찬가지다. 버벅임이 전혀 없고 즉각적으로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순간포착 순간에 확실한 이점이 있다.
2000만 화소
3000만 화소를 갖고 있는 오막포에서 2000만 화소의 R6로 옮겼을 때 괜찮을까? 하는 생각은 구매 직전까지도 발목을 잡던 고민 중 하나였다. 그러던 중 "오막포와 1Dx Mark3를 비교할 때 화소 이야기를 논하지 않는다"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물론 R6가 1Dx Mark3는 아니지 않느냐 라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R6의 센서는 1Dx Mark3의 센서를 기반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마냥 아니라고만 할 수도 없다. 다만 크롭을 많이 하는 경우라면 아무래도 확대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 경우를 제외하고 화소가 적어서 불만인 부분은 없다. R5의 고화소 뽕맛을 느낀 사람이라면 물론 얘기가 다를 수 있다.
R6의 사진을 실제로 보게 되면 화소 생각은 나지 않을 만큼 디테일이 매우 살아 있다.
화소가 낮아지면서 생긴 다른 장점으로 2014년 버전의 맥프로에서 보정이 한결 수월해졌다. 마치 맥북이 빨라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보정 환경이 쾌적해졌다. R5였다면 새로운 컴퓨터를 들여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노이즈 및 암부 복원
오막포의 노이즈나 암부 복원도 딱히 문제될 만한 부분은 없을 만큼 충분했다. R6의 암부 복원력은 오막포와 큰 차이가 날 정도는 나이었지만 오막포에 비해 두 가지가 더 만족스러웠다. 컬러 노이즈 감소와 노이즈 패턴이 그 두 가지다. ISO 6400으로 야간 인물 촬영을 했을 때, 암부의 컬러 노이즈가 확연히 줄어든 느낌이 많았다. 노이즈 패턴도 입자감이 곱게 느껴져서 피부의 질감이나 색감도 잘 보존되는 차이가 있었다.
바디 손떨방(IBIS)
이 건 빼박 장점이다. 지금까지 캐논에서 바디 손떨방을 내놓은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렌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바디 손떨방도 CIPA규격 6~8스톱까지 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신계륵(EF 24-70 F2.8 II)을 마운트 하고 손각대로 셔속을 길게 해서 찍어봤는데 렌즈에 IS가 없는데도 평소 같으면 흔들릴 셔속인데 흔들리지 않는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저조도 촬영
바디 손떨방과 함께 EV-6.5에서도 정확하게 꽂히는 AF는 촬영 환경의 폭을 더 넓혀준다. 특히 저조도에서 LCD 창을 바라보면 야간투시경 처럼 어두 컴컴한 곳에서 물체의 형태와 색이 나타난다.
Eye AF(iTR AF X)
사람의 눈, 얼굴, 머리, 뒷통수, 몸 추적, 동물, 곤충의 눈과 몸 추적. 이 기능은 서보 기능과 함께 했을 때 더 크게 장점으로 다가왔다. 아빠진사로서 뛰어다니는 아이를 잡아내려면 구도를 미리 생각하고 측거점을 해당 위치로 변경한 후 아이들 표정을 관찰하고 촬영하게 된다. 그런데 서보 기능과 눈 추적 기능을 함께 하면 반셔터만 누른 채 구도와 아이들 표정만 신경쓴 채로 촬영하게 된다. AF는 카메라에 맡길 뿐이다. 요즘 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눈을 잘 찾아가 초점을 맞춰준다.
메모리 카드
오막포의 경우에는 CF 카드로 저장 시 리더기 사용이 필수였는데, R6 로 기변한 이후 리더기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두 개의 슬롯 모두 SD 카드 슬롯이기 때문이다. 4k C-Log PD 촬영이라면 UHS II 메모리 카드를 고민해야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UHS I 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메모리 구입으로 부터 오는 지출의 부담도 한결 줄어든다.
EF 렌즈, 마운트 어댑터 EF-EOS R
EF 렌즈는 기존 사용하던 렌즈이기도 하고 저가에서 부터 고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렌즈군이 준비되어 있다. 반면 RF 렌즈는 현재 고가의 렌즈만 있기 때문에 RF 렌즈를 고집하는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그런데 E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마운트 어댑터가 있다. EF 마운트 어댑터를 사용함으로 생기는 문제는 현재까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낮은 심도에서 힘을 잘 못쓰던 사무엘(35.4) 렌즈가 최대 개방에서도 새롭게 태어난 것 처럼 초점을 잘 잡아준다.
다만 마운트 어댑터 때문에 렌즈가 다소 길어보이는 문제와 RF 렌즈를 결국엔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계속 드는 게 문제다. 언젠가는 모두 RF렌즈로 수렴 하겠지만 가격이 모두 만만치 않으니 쉽게 옮겨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직 출시 전이긴 하나 14-28mm F2, 70-135mm F2 렌즈가 출시되면 28-70mm F2렌즈와 함께 F2 삼총사의 로망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현실은 로또나 되면 살 수 있을 법한 렌즈들
셔터소리
DSLR의 부흥기, 전성기, 현재에 이르기 까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건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였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에서 오는 아날로그 감성.
그런데 이젠 DSLR을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기도 하다. R6의 셔터음은 미러의 철컥하는 소리 없이 셔터만 차-작 하고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뭔가 하나가 빠져나간 느낌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난 이 부분을 미러의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특히나 R6의 셔터음은 기존 바디보다도 소리가 작아서 조금 떨어져 있으면 사진을 찍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조차도 어려웠다. 분명한 건 셔터음을 듣고 있으면 미러 있는 DSLR을 가끔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노출값의 직관성
DSLR을 사용할 때는 그간의 경험치로 노출 브라케팅을 조정해왔다. 그 경험이 잘 맞을 때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간혹 노출 오버나 언더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R6에선 LCD창에 실제 결과물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노출에 대해서는 너무나 직관적으로 변했다. 외부요인의 어떤 다른 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언제나 적정 노출의 사진을 혹은 촬영자의 의도에 맞는 노출을 정확하게 얻어낼 수 있다.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이 장점이긴 하나 적정 노출을 결정하는 사진 촬영 과정의 재미가 빠졌다.
제어
오막포는 내가 카메라를 지배하고 제어하고 있는 느낌이라면 R6는 내가 카메라에 따라 간다는, 쫓아 간다는 느낌이 많다. 아마도 내가 수고해야 할 부분을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인 듯 싶다.
총평
1. 디지털 기계의 기기적 성능은 역시 최신이 갑이다.
2. 기기적 성능에서 화소 빼곤 오막포 보다 R6가 더 좋다.
3. 미러리스로 가면 가볍게 사진 생활 할 것이라는 건 오판. 바디가 가벼워지는 만큼 렌즈가 무거워진다.
4. 풍경이나 정적인 인물, 정물을 찍는 것이라면 오막포로도 충분,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는 아이나 애완 동물, 곤충을 담아내고자 한다면 R6를. 그래서 아빠 진사들에게 더 없는 바디
5. 카메라가 알아서 다 해주니 사진 촬영의 재미가 감소된다.
6. 오막포를 살 때도 이거면 충분해 라는 생각으로 구매했는데, R6를 살 때도 이거면 충분해 라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내 블로그 후기는 언제나 내돈내산
추가 2021.04.09
센서 차광막이 빛에 의해 녹는 현상이 R5, R6에 나타났다. SLR클럽의 포럼에서 이미 많은 사람의 글로 차광막이 녹는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제조사 캐논은 센서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진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다고 했지만 녹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인해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은 많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 또한 센서가 빛에 직접적으로 노출 될 때 차광막이 녹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하며 조심스럽게 사진 촬영을 해왔다.
캐논에서 3만원에 개선품으로 수리를 해준다는 공식 글을 확인 후, 현재는 조금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어쩌다가 한 번씩 차광막을 확인하고 있지만 빛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며 촬영을 해도 아직까지 차광막이 녹지는 않았다. 아마도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데 추측만 있을 뿐 명확한 원인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차광막 개선품은 제조일이 2021. 3월 이후 인 제품에 해당될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현재 바디를 구매하면 2021. 1월 제품이 판매된다고 한다.
Welcome R6.
Good bye 5D Mark IV. 미러이쓰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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