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은 동쪽을 향해 가는 길이라서 맑은 날이면 차량 전면 유리를 통해 눈이 부시도록 햇살이 가득 들어온다. 추운 겨울 아침 출근길이 사르르 녹는 기분도 들고 미간도 살짝 찌푸리고 눈을 얇게 뜬 채로 운전하는 느낌이 싫을 법도 하지만 기분이 꽤 좋아지는 시간이다. 그리고 출근 후 기대하게 만드는 게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깔끔한 풍경 사진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출근을 하자마자 바로 옥상에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라 조금 아쉬움은 있지만 쾌청한 날씨에 마냥 기분이 좋아 셔터를 눌러본다. 가로 800m의 선석 길이를 갖고 있는 곳이라 광각 렌즈로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없어 다섯 장에 나눠 담는다. 그리고 포토샵에 Photomerge를 실행하면 위와 같은 어안렌즈 효과를 얻게 된다.
아침은 외부 차량이 적은 시간대 이다. 때 마침 접안한 선박도 없어서 크레인의 붐이 하늘로 솟아 있다. 터미널 입장에서 보면 붐이 하늘로 솟았다는 건 일이 없다는 것이니 안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구도에서는 붐이 하늘로 솟은 모습이 조금 더 모양새가 난다. 반대로 안벽에서 작업을 하는 사진을 찍는다 치면 붐이 내려간 모습이 모양이 좋다.
야드 내 냉동블록에 쌓인 새하얀 컨테이너와 알록달록한 일반 컨테이너들이 볕에 닿으니 각기 제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 몇 몇 담아내고 싶은 컨테이너 사진이 있는데 그건 따뜻한 봄이 오면 안전에 유의하면서 담아볼 예정이다.
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는 한창 매립중이더니 요새 다시 뜸해졌다. 창고 위주의 건물들이 들어서겠지만 길이 닦이고 나면 출근길도 더 짧아질테고 풍경도 달라질테니 나름 기대가 된다. 배후부지 끝에서는 송도 도심의 모습도 색다르게 담아낼 위치도 개방될테니 그 부분도 나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