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잠자리 접사 RF100mm F2.8 Macro

올해 4~5월 즘, 날이 따뜻해지고 세상이 초록으로 뒤덮히던 그 때, 회사 주차장 부근에서 애애애애앵~~~ 하는 예초기 소리가 꽤나 거슬리게 들려왔다. 작년 늦여름에 한창 실잠자리를 찍고 있던 중에 예초 작업을 해서 실잠자리가 모두 사라지는 바람에 속으로 짜증을 삭힌 적이 있었다. 올해도 실잠자리가 나타날 즈음 예초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올해 실잠자리 사진은 남길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장마가 끝난 7.1일 아침. 출근길 화단 옆으로 뭔가 날아가는 기척이 느껴졌다. 뭐지? 움직임이 느껴진 곳을 자세히 살펴보니 실잠자리가 보였다. 그것도 두 마리나! 그렇게 해서 이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실잠자리 찾기에 나섰다.

처음 발견한 건 왕실잠자리. 작년에 실잠자리의 등줄 모양, 꼬리의 색깔과 모양 등으로 실잠자리를 동정한다고 알게 되었는데 1년 정도 지난 지금, 아무리 그 모양과 색깔을 봐도 실잠자리 구분법이 기억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잠자리 박사가 되지 않는 이상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자료를 찾아보지 않고 구분하지는 못할 것 같다. 게다가 실잠자리 구분이 원래 어려워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 100% 맞는 정보라고 말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런 저런 부분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정도만 알고 바라볼 것 같다.

머리, 가슴이 초록색이고 꼬리가 파란색이 왕실잠자리.

색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눈길이 간다.

옆에서 바라보면 머리 부분의 초록에서 꼬리의 파랑까지 자연스럽게 색이 변해가는 과정이 보인다. 꼬리의 마지막 세 마디 색상이 파랑색이라 왕실잠자리 라고 동정했는데 몸통만 봐서는 등줄실잠자리 처럼 보인다.

앞선 잠자리와 비교했을 때 등줄의 모양과 꼬리 부분 달라보이는 실잠자리. 등에 새겨진 줄무늬와 꼬리 끝까지 검게 이어지고 끝에 왕관 모양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등줄실잠자리 라고 생각해본다. 이렇게 구분하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의심도 자꾸 든다. 이 의심이 확신이 되도록 잠자리 도감이라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실잠자리는 일반 잠자리와 다르게 비교적 작고 날렵한 듯 배가 얇은 편이다. 그리고 아주 확연한 차이점이 있는데 실잠자리는 앉아 있을 때 날개를 접어 구분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