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행성과 외행성이 지구에서 바라봤을 때 가깝게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이는 날이었다. 사실 천체 관련 정보는 Star Walk나 Sky Tonight 등 천체 관련 앱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3월 2일도 가장 근접한 날이라는 정보를 얻고 스케줄에 알람까지 해서 잊지 않고 찾아본 것이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뽑아내는 이미지를 보며 심우주에 대한 신비로움도 느끼고 있지만 태양계 내 행성들의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바라보면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렇게 알람이 울리던 날, "여보! 나 좀 잠깐 나가서 사진 좀 찍고 올께!"
막내 저녁 식사 먹이는 일을 떠넘기고 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삼각대를 펼쳤다.
목성 금성 근접
서쪽 하늘을 올려다보니 밝게 빛나는 두 점이 있었다. 겉보기 등급이 평균적으로 금성(-4.6), 목성(-2.9)라서 더 밝게 빛나는 게 금성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레임 속에 이 모습을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 급해졌다. 갖고 있는 RF100-400 렌즈로는 목성의 표면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목성의 위성까지 한 프레임에 담는 것을 목표로 노출을 올려보았다. 그리고 나타난 목성의 위성들.
오!!!!!!!!!!!!!!!!!
목성 금성 근접 사진, 클릭하면 커짐
400mm 까지 당겨본다. 위로부터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 가니메데, 유로파가 보인다. 이오의 모습은 목성과 겹쳐져 보이지 않는다. 어두 컴컴해진 아무도 없는 고요한 놀이터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 감상을 해본다. 머릿속에선 엔야(Enya)의 bgm이 울려 퍼지고 한없이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우주의 시공간 속에 있는 아득한 느낌이 느낌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