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 출근 길에서 겨울 철새의 이동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출근길이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보니 겨울이 다가올 즘 이면 평소 못보던 새 떼를 발견하게 된다. 흔히 겨울 철새 하면 기러기나 오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요즘 나는 가마우지를 자주 보게 된다. 멀리 떨어져있는 탓에 가마우지 인지 민물가마우지 인지 구별은 되지 않지만 검은색에 부리 쪽이 노랗게 보이고 날아갈 때 목을 빳빳하게 펴고 날아가는 것을 보면 가마우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마우지 갈매기](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66FC4B5F864C1B14)
평소 같으면 조금 먼 곳에서 새 떼가 날아다니곤 했는데, 이 날은 내 머리 위로 가마우지 떼가 지나갔다. 재빨리 카메라를 들어 노파인더 샷으로 사진을 담았는데 우연하게 가로등 위에 서 있는 갈매기가 함께 담겼다. 그런데 사진 속 갈매기의 모습이 마치 가마우지에게 뭐라고 한 마디 하는 모양이다.
"올 해도 왔냐?"
매일 솔찬 공원에서 새우깡만 받아먹다 보니 물고기 사냥 천재 가마우지가 나타난 걸 그리 곱게 볼리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못마땅한 표정이 얼굴에 가득할 것 같다.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라는 속담 처럼 갈매기에게 이 곳은 자신의 홈그라운드 라고 할 수 있다. 조류계의 조폭이라 불리기 까지 하니 올 겨울 이 둘의 싸움이 심심치 않게 목격될 것 같다. 뭐.. 시비는 항상 갈매기가 걸겠지만..
다만, 물고기 사냥을 잘하는 가마우지의 모습이나 사냥에 성공한 가마우지의 먹이를 갈매기가 뺏어가려고 싸우는 모습 등의 생생한 생태사진을 담을 만한 렌즈가 나에겐 없어서 이 둘이 싸우는 모습이 이 포스팅에 실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생생한 생태 사진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위 사진 속 모습에서 보이는 가마우지와 갈매기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나에겐 더 의미있게 보이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