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웨딩 스냅 촬영, 폰카 스냅 촬영
들어는 봤나? 아이폰 웨딩 스냅.
처음 이 이야기를 듣게 되면 오해를 일으키기 쉽다. 아이폰 사진 퀄리티가 많이 높아졌다고 한 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해도 부족할 만한 일생일대의 이벤트인 웨딩 사진을 고퀄이 아닌 아이폰으로 찍는다고?
사건의 발단
어느 웨딩 스냅 업체에서 블로그에 아이폰 웨딩 스냅이 있다며 소개를 했다. 사진 커뮤니티인 SLRCLUB에 이 내용이 옮겨지게 되고 댓글을 통해 아이폰 웨딩 스냅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인신 공격성 글 등 보기 좋지 않은 댓글이 많이 달리게 되었고 업체 블로그에 까지 찾아가 사냥을 하는 듯한 행태가 벌어졌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을 남길 수는 있다. 하지만 상대의 인신 공격까지 하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 보인다.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 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나는 되도록 중립기어를 박고 양측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곤 한다. 서로 오해를 일으킬 만한 무언가가 있었다거나 사실과 다르게 내용이 왜곡되었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해 확인하고 내린 결론을 이야기 해보자면 해당 커뮤니티의 유저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이고, 아이폰 웨딩 스냅은 시대 상황에 맞게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업체는 그 부분을 아주 잘 잘 파고 들어갔다.
아이폰 웨딩 스냅의 오해
아이폰 웨딩 스냅이라고 하면 본식 사진을 아이폰으로만 촬영한다.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일까? 우선 아이폰 웨딩 스냅은 아이폰 만으로 웨딩 촬영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결혼식 당사자인 신랑 신부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만족한다는 건가? 그건 아니다. 웨딩 메인 사진작가가 있고, 그에 따른 서브 스냅 작가가 있고, 여기에 더해서 아이폰 웨딩 스냅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었던 것이다. 아이폰으로만 웨딩 사진 촬영을 하면 메인 작가나 서브 스냅 작가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그들의 밥그릇을 뺏길 수도 있다는 오해에서 부터 출발했던 것이다.
이런 오해가 생기게 된 이유도 납득은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쇼핑몰 촬영이다. 예전 쇼핑몰 촬영이라 하면 모델, 메이크업, 스타일 리스트, 조명, 사진 작가 등 전문가가 최고로 멋있어 보이게 꾸며 사진을 찍어 쇼핑몰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소비자가 상품을 받았을 때, 소비자는 모델같은 늘씬한 몸매도 아니고, 전문가들이 자신의 주변에 붙어서 꾸며주고 찍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 페이지에서 봤던 것과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런 거리감이 있다보니 소비자의 니즈는 상품 페이지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느낌으로 자신에게 보여지기 원하는 것으로 점차 바뀌어갔고 특별한 조명 없이 아이폰으로 가볍게 찍으면서 거리감을 좁혀나간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쇼핑몰 촬영을 하던 사진 작가들은 그 자리를 점점 잃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폰 스냅이 활성화 되면 메인 작가들의 밥그릇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사용자의 니즈이다. 아이폰 웨딩 스냅은 어떤 사용자의 니즈에 의해 생겨난 것인지를 알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폰 웨딩 스냅이 필요한 이유
일반적으로 웨딩 사진을 받아보기 까지 어떤 절차가 이루어지는지 먼저 살펴보자.
DSLR or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웨딩 스냅은?
1. 본식 사진 촬영 후 사진가가 1차 검토. 보정으로도 살릴 수 없거나 너무 이상하게 나온 사진은 1차 검토하여 삭제 한다.
2. 1차 검토를 마친 사진이 보통 신부에게 전달되면 대략 2000장 쯤 되는 사진을 하나하나 보며 셀렉을 해야 한다. 물론 보정본과는 다른 원본에서 보이는 모습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진다. 보통 셀렉은 1~2주 정도 소요 된다.
3. 사진 보정 -> 피드백 -> 재보정을 반복하며 결과물 완성
위 1~3 과정이 대략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세 달이 넘게 걸린다.
그렇다면 아이폰 웨딩 스냅은?
1. 본식 사진 촬영. 메인 작가의 프레임에 걸리지 않도록 하객의 시선에서 촬영
2. 본식을 마치면 에어드랍(Air drop)으로 신부에게 바로 전송
위 과정을 보면 사용자의 니즈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된다. 웨딩 사진 촬영에 대한 사용자의 니즈는 결혼식 당일 정신 없이 지나간 하루를 신랑신부가 서로 사진을 보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 결혼식 당일의 기억이 생생할 때 조금이라도 빨리 SNS에 올리고 싶어하는 부분을 만들어주는데 있다. 즉, 빠르게 결과물을 받아보는 것에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빨리빨리를 외치는 우리 민족에게 한 달에서 세 달은 너무 긴 것 아닌가?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이폰 서브 스냅을 하는 업체는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웨딩 사진 메인이 아이폰으로 대체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생일대의 메인 이벤트에서 본인이 아름답게 담긴 사진이 좋은 퀄리티로 남겨져야 한다는 기본 니즈는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원판 사진의 경우 폰카로는 무리가 따른다. 표정 하나하나도 살펴야 하고 화질, 조명을 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먼 미래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 AI 알고리즘이나 광학적인 하드웨어 발전에 힘입어 위 단점을 커버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아이폰으로 원판을 찍는 것은 어렵다. 아이폰 웨딩 스냅은 구도나 색감이 어색하지 않고 무엇보다 신부의 얼굴이 예쁘게 나오거나 결혼식 분위기가 잘 나타나는 것에 비중이 높게 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그깟 아이폰으로 찍어주는 사진, 친구에게 부탁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을 낼 수도 있다. 그런데 친구는 결혼식을 축하해주러 오는 사람이지 사진을 찍어주러 오는 사람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진 촬영에 대한 기본 구도나 식순을 꿰차고 있고 메인 사진작가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친구에게 부탁보다는 이런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랑신부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고 니즈가 필요할 때 아이폰 웨딩 스냅이 가능해 진다.
향후 아이폰 웨딩 스냅은?
아이폰으로 웨딩 스냅을 하는 업체는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본다. 물론 여기에 대한 기본 전제는 사용자 니즈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와 더불어 아이폰 영상 스냅도 가능해 보인다. 스냅 작가의 밥그릇이 걱정된다면 스냅 작가가 스냅 촬영도 하면서 동시에 아이폰 스냅도 병행하는 방법도 가능해 보인다. 카메라 옆에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게 해서 스냅 촬영하면서 영상이나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면 밥그릇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본다. 오히려 밥그릇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는 가능하다면 DSLR이나 미러리스로 촬영하고 당일이나 익일 정도에 사진을 보내줄 수 있는 상황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어렵겠지만 당일 촬영 1건만 진행하고 바로 보정을 시작하면 수십에서 수백장 보정도 가능하리라 생각이 든다.
아이폰 웨딩 스냅,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참에 한 번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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