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100V, X100VI 어떤 거 사야 해?
요즘 카메라들이 거의 상향 평준화 되면서 이젠 어떤 카메라를 사용해도 쨍하게 선명한 이미지를 기본으로 얻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예전 감성을 찾게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바로 레트로한 디자인의 카메라와 필름 느낌의 사진에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유행의 유효기한이 짧아진 탓인지 멀게만 느껴졌던 레트로의 유행이 카메라에도 불기 시작했다. 셀럽들이 작고 레트로한 카메라를 들고 TV나 유튜브 앞에 서면 그 제품은 품귀 현상이 벌어진다. 특히나 요즘 같이 원자재를 구하기 어려워 생산 물량도 적어지면 중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진다. 그 대표적인 카메라가 후지필름의 X100V 이다.
국내 신품 가격이 약 170만원인데 중고가가 20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디자인도 예쁘게 생겼는데 필름 시뮬레이션 까지 있어서 필름과 비슷한 결과물을 뽑아주는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한없이 치솟던 중고가는 X100V 후속 제품인 X100VI 출시 소식과 함께 중고가가 현재 160만원 정도로 낮아졌다. 디지털 제품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이 점점 낮아지는 것이 불문율인데 X100V 만큼은 오히려 아담스미스의 시장논리에 따라 중고 가격이 올라갔다. 경박단소하면서 예쁜 카메라 하나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은 내게도 찾아왔다.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X Summit TOKYO 2024 까지 찾아보게 되었으니까.
만약에 X100V, X100VI 중에 하나를 사야 한다면 어떤 걸 사야 할까? 하는 그런 상상을 시작으로 말이지.
(아래 이미지는 모두 X Summit TOKYO 2024의 영상에서 캡쳐했다.)
2024년 2월 20일 오후 2시 30분. 유튜브 FUJIFILM X Series에서 생중계 되었다.
후지필름의 최고 경영자인 고토 테이치(Teiichi Goto) 씨가 첫 인사를 끊었는데, 영어로 하는 그 발음이 너무 구렸다. 맥도날드를 마쿠도나루도 라고 하는 그런 일본식 발음이라 내용 이해를 감각적으로 해야 했다. 게다가 신제품이 소개되는데 현장의 박수 소리가.. 이건 치는 건지 마는 건지.. 이 Summit은 도대체 뭔가 싶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X100VI
실버와 블랙이 출시되었지만 나의 눈동자는 온통 실버에 쏠려있었다. 개간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예쁨이 느껴진다. 전작과의 차이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거의 완성형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러니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본다. 진짜 디자인 하나 만큼은 정말 잘 뽑았다.
굳이 전작과 차이점을 꼽으라면 상단의 네이밍, 초점 표시기의 위치, 뷰파인더 셀렉터 팁이 빨간색에서 톱니 모양으로 바뀐 점, 카메라 두께가 아주 미세하게 두꺼워지고 LCD 상단에 위치한 DRIVE DELETE 버튼이 조금 더 우측으로 이동한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가까이 놓고 봐야 알지 멀리서 보면 똑같네?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닮았다.
스펙은 루머와 다르지 않게 나왔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건 화소가 전작 2610만 화소에서 4020만 화소로 증가한 점과 바디 손떨방(5축 IBIS 6.0 stops)이 들어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뷰파인더 셀렉터를 사용해서 전자식 뷰파인더(EVF), 광학식 뷰파인더(OVF), 광학식/전자식 레인지 파인더(ERF) 듀얼 화면 사이를 바꿀 수 있다. 이 건 전작 X100V와 다를 바가 없다.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40메가 픽셀의 화소를 가진 5세대 프로세서.
리얼라(REALA) 필름 시뮬레이션이 포함된 20가지 필름 시뮬레이션.
최신 AF 알고리즘이 탑재되었다고 한다. 전작에 비해 분명 좋아진 건 환영할 일이지만 강아지 똥꼬를 눈으로 착각하는 AF는 여전한 수준이라고 한다.
강아지 똥꼬에 초점을 잡는 영상은 실사용한 유튜버의 영상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youtu.be/DCHSeIBpifI?si=x5YvXVCTgYtsXkgX&t=151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기 바랬던 기능인 바디 손떨방(IBIS).
제조사 기준의 6 stops.
전작 X100V와 동일한 사이즈인데 반해 두께가 2mm 더 두꺼워지고 무게가 43g 더 늘어났다. 모태 경박단소를 품고 태어난 바디이니 무게를 더 줄여서 나왔어야 하는데 오히려 무게가 더 늘어서 태어났다.
4K에서 6.2K로 늘어났지만 발열관리가 잘 되지 않을 조그만 바디이기 때문에 효용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X100V가 노멀 모드 OVF에서 430장이었으니 X100VI가 450장으로 20장 늘긴 늘었지만 유의미한 숫자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배터리 관리가 조금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대망의 가격 발표. 두둥!
권장소비자가(SRP) 1,599 달러. 현재 환율 기준으로 하면 213만원 정도.지금은 일본에서 출시가가 정해졌는데 환율상으론 24만엔 정도로 나올 것 같았지만 281,600엔으로 출시되었다. 이걸 원화로 대충 대입시켜보면 약 250만원이 된다. 헉! 250만원 중 70만원 정도가 감성비용으로 책정된 것 같은 느낌이다. 라이카 짝퉁짓을 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고, 후지에서는 어디까지 금액을 올려야 안살까? 하는 테스트를 하는 것만 같았다.
X100 | X100S | X100T | X100F | X100V | X100VI |
1,299 달러 | 1,299 달러 | 1,299 달러 | 1,299 달러 | 1,399 달러 | 1,599 달러 |
물론 4년 전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가격 상승이 맞는 건가? 하는 물음표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말 후지는 감성인 건가?
추가 1.
그런데 현재 기준 각종 포럼에서는 209만원으로 확정되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조금 비싼감은 있지만 솔깃한 가격이다.
XF16-50mm F2.8-4.8
별로 관심 없는 렌즈의 소개
XApp에 Equipment Status 라는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었다. 기계식 셔터의 수를 볼 수 있게 되어 이제 중고로 사고 팔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Summit의 진정한 승자는 X-T5 이다. 일반적으로 후지에서는 새로운 필름 시뮬레이션을 펌웨어 업데이트로 지원해주지 않는 게 기조였는데 이번 5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바디에 리얼라 필름 시뮬레이션이 추가되었다. X100VI의 예상 가격도 이미 X-T5와 비슷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진정한 승자는 X-T5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이번 Summit에서는 X100VI, 새로운 렌즈의 Roadmap, XApp에 새로 추가된 기능,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필름 시뮬레이션 추가 등이 발표되었다.
그래서 X100VI 사야해?
X100VI에서 임팩트가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 없다. 아마도 가격이 큰 원인을 제공한 게 아닐까 싶다.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 변화된 부분의 임팩트가 크게 다가왔을텐데 가격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추가2.
250 언저리로 출시되면 안산다 라고 하겠지만 209만원으로 출시되는 것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어서 다시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본다면..
현재 카메라가 없는데 돈도 넉넉하지 않다 ▶︎ X100V 혹은 그 아랫 버전 중고를 산다
현재 카메라가 없는데 여유자금이 있다 ▶︎ 산다
현재 X100V가 있다 ▶︎ 산다 or 기변
현재 GR3가 있다 ▶︎ 안산다
추가로, X100VI를 구매하게 되면 화소수가 증가 했기 때문에 더 큰 용량의 SD 카드가 필요하고 PC의 저장 공간도 더 필요하게 된다.
One More Thing
모든 발표가 다 끝난 것 처럼 암전이 되더니 화면에 One More Thing 이란 문구와 함께 다시 조명이 켜졌고 X100VI Limited Edition이 화면에 나타났다. 환호가 나올 듯 말듯한 어정쩡한 반응. 이건 박수를 치는 건지 마는 건지. 댓글창은 느낌표 가득한 글이 긴장감을 올려주고 있었다. 와우! 한정판이라니!
그.. 그런데, 이.. 이게 뭐..야?
댓글창은 ㅋㅋㅋ로 난리고 온통 웃음바다. 뭐 황동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이런 레터링 장난질로 한정판을 낸다고? 더 가관인 것은 그 다음이었다.
미친 가격.
이 화면이 비춰졌을 때 화면 속 현장은 너무나 고요했다. 아마도 속으로 이거 실화냐? 라는 반응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30만엔 정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 했지만 실제 출시가는 350,900엔. 원화로 대입시켜보면 대략 311만원 정도가 나온다. 크롭 똑딱이 인데 이 가격 정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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