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독 정기구독 6개월 이용 후기(내돈내산)
와인을 구입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와인 전문 매장을 찾아가는 방법, 대형 마트의 와인 코너를 이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인데 구독 서비스라는 포맷으로 나타난 와인 구매 방법이 생겼다. 퍼플독이라는 와인 서비스 업체가 있는데 최근에는 TV 광고로도 나오는 것을 보니 꽤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퍼플독 와인 정기구독 서비스를 해지했지만 6개월간 이용하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정기 구독에 대한 여러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으니 나의 의견은 하나의 참고 의견으로만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글을 써보겠다.
퍼플독 이용 계기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와인을 마신다. 항상 분기마다 와인 전문 매장을 찾아가 와인을 사오거나 와인이 떨어졌을 때는 대형 마트의 와인 코너에서 와인을 선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퍼플독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꽤 괜찮은가봐. 우리도 한 번 해볼까? 라는 의견을 주었다. 퍼플독? 블루독도 아니고 퍼플독? 믿을만해? 정기 구독은 뭐야? 라는 의심 가득한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오랜 대화를 나눈 끝에 일단 3개월만 이용해보고 그 후에 계속 구독을 유지할지 해지할지 결정하자 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3개월만 이용하고자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퍼플독에서 구독 조건이라는 것을 두었는데 해지 시점이 3개월 미만이면 할증이 생기고 그 이후 해지는 할증이 없기 때문이다.
퍼플독 와인 선택 조건
퍼플독 와인을 정기 구독 받기 위해서는 설문을 작성해야 한다. 퍼플독에서는 퍼플독이 엄선하고 AI가 매칭해주는 맞춤 와인을 한 달에 한 번, 또는 그 이상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설문은 꽤나 구체적이고 내용이 많다. 무슨 설문이 이리 긴 건가 싶다가도 내가 원하는 와인 선택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신중하게 설문을 했다. 당신의 소울 와인을 보내준다는데 이런 수고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지 참조(퍼플독, https://www.purpledog.co.kr/)
퍼플독에서는 크게 다섯가지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격대 별로 와인을 선택할 수 있고, 세 가지의 경우에는 와인을 몇 병으로 할 것인지 까지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와인이 병당 3.9만원 이니까 가장 저렴한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또한 내가 즐겨하는 와인은 보통 2~5만원 사이의 와인들이기 때문에 The Yellow Single 서비스가 딱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퍼플독 정기구독 이용 후기
배송
정기구독 서비스를 신청하고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를 갖지 않았다. 그런데 와인이 배송된다는 문자를 받고나니 갑자기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기배송 되던 날, 와인을 받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로 포장 상태 때문이었는데, 와인 한 병을 보내기 위해 과하다 싶을 만큼?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을 만큼 꼼꼼한 포장이 있었다. 그리고 박스가 너무 고급스러워서 박스마저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였다. 여름에는 와인이 열기에 산화될까봐 아이스박스에 포장되어 올 정도니 배송에 있어선 과하면 과했지 부족함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퍼플독 컨텐츠
퍼플독 와인을 받게 되면 와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페이퍼 컨텐츠와 오디오 컨텐츠를 함께 받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와인 지식을 얻는데 꽤나 큰 도움이 된다. 보통 와인 한 병을 마시면 생산자의 이름, 지역, 품종 정보만 대충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페이퍼에는 와인 생산자, 생산지, 품종, 특징 등 다양한 정보가 글로 아주 자세히 적혀있다. 와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있어서 와인을 마시는 동안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게 된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와인 지식을 한 칸 씩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이용 후기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퍼플독 구독 서비스를 일단 3개월 이용해보고 계속 이어나갈지 해지할지 결정한다고 했다. 6개월을 이용했으니 3개월 차에 만족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3개월 동안 세 병의 와인을 받고 마셔보니 내 취향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품종이나 나라의 와인을 경험하게 되었던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런 품종이 있었어? 이런 나라에서 이런 맛좋은 와인이? 라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3개월 이후에도 구독 서비스를 이어 나갔다.
3개월 차 즘, 한 창 퍼플독 구독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던 때, 퍼플독 창고 대방출 한정 수량 할인 이벤트가 있었다.
데이비드 박스(5병, Yellow 등급, 10.9만원), 더 블루 박스(4병, Blue 등급, 14.9만원)
이 두 가지 이벤트가 있었는데 데이비드 박스의 Yellow 등급은 이미 체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고가의 더 블루 박스를 신청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간간히 5만원 내외의 와인을 마실 때가 있었는데 그 정도의 퀄리티를 내는 와인들이 배송되었기 때문이다. 내 기준에 이정도면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할 만큼 좋은 와인이 배송되었고, 경험하지 못한 품종과 나라의 와인이어서 만족도가 배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4개월차에서 나타났다. 화이트 와인은 보통 2~3만원 대의 와인을 즐겨 찾는데, 3.9만원의 화이트 와인이라면 내 기대치 이상으로 나타나야 했었다. 그런데 화이트 와인은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와인들이 배송되었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4개월 차 부터 배송된 레드 와인이 지금 껏 경험하지 못한 와인이기는 했지만 내 취향과 거리가 너무 먼 와인이 배송되었다. 알콜향이 너무 심한 레드 와인이라던가, TEMPT 라는 맥주 같은 향에 달달한 와인이 오기도 해서 한 모금 마시고 모두 버려야 했다. 처음 3개월은 정말 아주 만족스러웠고 더 블루박스에서의 만족도 최고였지만 이후 3개월 동안 내 취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은 와인이 와서 6개월 만 이용하고 지금은 취소한 상태다. 모든 구독자가 같은 경험을 했을 거란 생각은 안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달만 더 받아보자. 한 달만 더 하다가 취소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후기가 나만 그런 것이라면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단편적인 일부의 모습일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와인 매칭 시스템이 뭔가 어긋나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부디 전자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퍼플독을 통해 오스트리아 와인 그뤼너 벨트리너를 알게 되었고, 노블힐 와인을 통해 남아공 와인의 편견을 깨어주었고, 샤또 베르누스 메독 와인을 통해 역시 프랑스 와인인가?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이탈리아 와인을 좋아하는 나에게 알리아니코 라는 만족스러운 새로운 품종도 알게 해줬다. 새로운 와인을 찾는 사람들에겐 퍼플독 정기구독 서비스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다만 취향에 대한 설문을 했음에도 취향에서 크게 벗어난 와인이 선택되어 배송된 아쉬움이 쌓여 구독취소까지 이른 부분은 아직까지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젠 다시 와인 전문 매장에 방문해서 리뷰를 보고 와인을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새로운 품종이나 새로운 나라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큰 고민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분명 퍼플독이 생각날 것 같다.
내 블로그의 리뷰는 언제나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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