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사라질 국자 모양의 별

| eos R6 + RF24-70 F2.8L 초점거리 : 24mm 조리개 : f2.8 노출 : 6s ISO : 1600 Siril을 이용한 50장 스택 후 스트레치 작업 |
설 명절 밤하늘, 오랜만에 올려다본 북두칠성
설 명절을 맞아 정말 오랜만에 별 사진을 찍었다.
도심을 벗어난 시골이었지만, 막상 카메라를 통해 올려다 보니 생각보다 광해가 제법 있는 하늘이었다.
눈으로 볼 때와 사진으로 담을 때의 차이는 늘 그렇듯 크다.
그래도 이런 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셔터를 눌렀고,
결국 50장을 스택해 겨우 한 장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촬영 도중 구름이 밀려오기 전 까지..
하늘은 늘 아쉽게 타이밍을 가져간다.
후처리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별의 색과 밝기는 최대한 살리고 싶었고, 광해의 흔적을 정리하다보니 생각보다 공수가 꽤 들어갔다.
그래도 이렇게 한 장 남았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국자 모양으로 기억되는 별자리, 북두칠성
사진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별 무리는 역시 북두칠성이다.
북쪽 하늘을 대표하는 이 별자리는 마치 국자처럼 생긴 모양 덕분에 별자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흔히 '북두칠성 별자리' 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큰곰자리(Ursa Major)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곰의 꼬리와 엉덩이 부분만 잘라놓은 모양이 바로 이 국자 모양이다.
국자의 끝 두 별을 연결해 두 별의 거리를 다섯 배 연장하면 늘 북극성을 가리킨다는 점도 유명하다.
옛날에는 나침반 대신 이 별들을 보고 방향을 잡았고
북두칠성은 오랜 세월 길잡이 별 역할을 해왔다.
영원할 것 같지만, 별의 모양도 변한다.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이 국자 모양이 사실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도 흥미롭다.
북두칠성을 이루는 별들은
서로 아주 느리게, 하지만 분명히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움직임이 수만 년, 수십만 년 쌓이면
지금의 국자 모양은 점점 흐트러지고
아주 먼 미래에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보이게 된다.
우리가 보고 있는 별자리는
'늘 그 자리에 있는 그림'이 아니라
우연히 지금 이 시대에만 성립된 순간의 배치인 셈이다.
구름 때문에 촬영은 짧았고, 후처리는 길었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사진이 된 것 같다.
수만 년 동안 조금씩 변해가는 별들의 모습과 단 몇 십분 밖에 허락되지 않은 그날 밤의 하늘이 한 장의 사진 안에 함께 담겨 있다.
다음에 다시 이 별들을 찍게 될 때도
국자 모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겠지만,
어쩌면 그 사이 또 아주 조금은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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